제73화
곽도훈의 시원시원한 태도에 진태웅도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 바로 처리하는 거로 하죠. 오늘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좀 있어서요.”
“필요한 물품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저희 쪽에서 구매하겠습니다.”
곽도훈도 경험자라 이런 일에는 많은 물품이 든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진태웅은 사양하지 않고 바로 메모지에 물품 리스트를 적어주며 내일 아침 8시에 다시 만나자고 했다.
호텔에서 나온 후 세 사람은 각자 집으로 향했다.
진태웅은 양씨 가문의 저택이 아닌 솔빛 아파트로 향했다.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온 그는 검은 연기로 자욱한 거실과 코를 찌르는 탄 냄새에 금방 심각한 얼굴을 했다.
화재인 건가 싶어 휴대폰을 집어 들려던 그때 연기 속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콜록콜록... 왔어요?”
손수진은 연신 기침을 내뱉으며 코를 막은 채 빠르게 진태웅의 곁으로 달려왔다.
연기를 얼마나 많이 마신 건지 그녀는 얼굴 전체가 검게 변했을 뿐만이 아니라 눈물까지 살짝 맺혀있었다.
손수진은 진태웅이 뭐라 묻기 전에 먼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중얼거렸다.
“요리를 좀 해볼까 했는데 갑자기 프라이팬에서 불이 나서...”
진태웅은 그 말에 어떻게 된 건지 바로 알아챘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부엌에 향했고 이내 초토화된 부엌 모습을 보게 되었다.
가스레인지 위에 놓인 프라이팬은 손수진의 말대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으며 옆에 놓인 나무 숟가락은 이미 검은 재가 되어버렸다.
만약 진태웅이 조금만 더 늦게 도착했으면 부엌은 아마 더한 상태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진태웅은 가스를 끄고 뚜껑을 덮어 프라이팬의 불을 끈 후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부엌에서 걸어 나왔다.
손수진도 사고 쳤다는 것을 아는지 좀처럼 진태웅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고 잔뜩 기어들어 간 목소리로 해명했다.
“그냥 뭐 좀 만들어 먹고 싶었던 것뿐인데... 미안해요. 부엌은 이따 기사님 불러서 봐달라고 할게요...”
진태웅은 엄한 목소리로 손수진에게 호통쳤다.
“내가 지금 부엌 때문에 이래? 요리 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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