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키가 컸기에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으니 긴 다리를 가누기가 몹시 불편해 보였다.
강가을은 강우진이 안으로 들어올 때 놀란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더는 이상한 눈빛으로 보지 않는 걸 발견하고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래도 그나마 괜찮은 사람 같았다.
하지만 신여옥은 강우진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옷차림만 봐도 매우 비싸 보였기 때문이다.
신여옥은 어딘가 궁색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선 채 걱정을 드러냈다.
“도사님, 혹시 오늘 이렇게 오신 게 우리 여름이한테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는 건가요?
“몸은 이제 괜찮아요. 그냥 줄 물건이 있어서 그래요.”
강가을은 이렇게 말하며 강우진을 밖에 남겨둔 채 혼자 방으로 들어가 김여름과 얘기를 나누었다.
이미 얼이 나간 채 1년을 지냈기에 정신은 돌아왔다 해도 몸은 천천히 회복하는 중이었기에 침대에 누워 있었다. 강가을은 가방에서 익숙한 제등을 다시 꺼냈다.
제등이 강가을의 손바닥에서 천천히 떠올랐다. 김여름은 아이의 일이 잘못된 줄 알고 긴장했는데 제등에서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김여름. 잘... 잘못했어. 반... 반성할게...”
김여름은 자기도 모르게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덮은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신여옥은 처음에 이게 누구 목소리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가 뒤를 듣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지며 분노했다.
“이... 이 사람이 우리 여름이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야? 우리 여름이의 삶을 망쳐놓고 가볍게 사과하면 넘어가 줄 거라고 생각했나 보지?”
김여름은 창백한 입술을 꼭 깨물고 있었다. 마치 상대의 사과를 별로 받아주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한여름의 성격에 진심으로 사과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를 본 강가을이 전에 한여름이 겪은 상황을 다 얘기해주며 한여름은 지금 김여름이 귀신이 되어 자기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설명을 빼놓지 않았다.
“제가 이걸 녹음한 원인은 두 가지에요. 첫째는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랬고 둘째는 이 녹음이 있으면 일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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