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장
“아...”
신여옥이 갑자기 낮게 신음하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강가을은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3장의 부적을 날려 제등을 겹겹이 감쌌다. 제등으로 다시 끌려가던 불빛도 겨우 허공에 멈추었다.
강가을이 숨을 돌리기도 전에 제등을 감싸고 있던 부적들이 한 장씩 타서 재로 변하고 있었다. 강가을은 미간을 찌푸리고 다시 3장의 부적을 날려 제등을 감쌌다. 그와 동시에 두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르며 둥둥 떠 있는 그 불빛을 잡아 빨간 선을 따라 김여름의 미간에 집어넣었다.
불빛이 김여름의 미간에 들어간 순간 제등과 연결되어 있던 빨간 선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때 6장의 부적으로 겹겹이 싸여있던 제등이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다.
신여옥은 너무 놀란 나머지 김여름이 어떤지 챙길 겨를도 없었다.
강가을은 영혼 인도가 끝나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영험한 빛을 제등에 때려 넣으며 청아한 목소리로 낮게 호통쳤다.
“가만히 있어.”
제등은 마치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기라도 한 듯 잠깐 진정하더니 이내 다시 힘껏 요동치며 김여름을 향해 덮치려 했다.
강가을은 붉은 실을 한 뭉치를 꺼내 날려서는 제등을 촘촘히 묶었다. 거기에 부적까지 하나 더해져서야 그나마 얌전해졌다. 강가을은 그 뭉치를 가방에 챙겨 넣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신여옥이 넋을 잃었다.
“어린 도사님, 이건...”
신여옥은 안에 든 게 혹여 딸의 영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안에 든 것은...”
강가을이 말을 이어 나가려는데 침대에서 갈라진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이 소리를 들은 신여옥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붉은 실에 감긴 물건이 무엇인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고개를 홱 돌려 참대에 누운 김여름을 바라봤다.
김여름의 시선과 정확하게 마주친 순간 다년간 시련으로 무뎌졌다고 생각한 가슴이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여름아...?”
신여옥이 울먹이며 침대맡으로 다가오더니 눈물을 뚝뚝 떨궜다.
“여름아, 엄마 보여? 이제 말도 하네... 여름아, 내 딸... 흑흑...”
신여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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