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장

천진명의 가식을 꿰뚫어 봤지만 강가을은 굳이 그의 속임수를 폭로할 생각이 없었다. 누구나 각자의 생존 방식이 있는 법이다. 그렇기에 강가을은 이른바 ‘정의’를 구현한다는 이유로 굳이 그의 속임수를 폭로할 필요가 없었다. 억지로 나서봤자 오히려 원망만 살 뿐이다. 더구나 지금은 라방 촬영 중이다. 라방에도 각본이 있는데 왜 인플루언서에게는 자신만의 캐릭터가 있으면 안 된단 말인가? 천진명이 그 캐릭터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도 그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강가을이 인터넷에서 미리 조사한 바로는 천진명은 주로 팬들의 감정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고 만약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가짜 부적을 팔기보다는 병원에 가보라고 권유하는 사람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는 나름의 원칙이 있는 사기꾼이었다. 온라인 스트리머 중에서 진짜와 사기꾼을 구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천진명이 진짜 사기꾼인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게다가 강가을은 그가 ‘여우 요정님’이라 자칭하며 했던 말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한씨 가문 사람들은 나쁜 짓을 해서 오늘의 고통을 겪는 거 아니겠는가? ... 정곡을 찔린 한씨 가문 사람들은 여우 요정님이 떠난 후 얼굴빛이 달라졌다. 이때 천진명이 원래의 순박하고 정직한 모습으로 돌아오자 그들은 서둘러 그에게 다가갔다. 이전의 무심한 태도는 사라지고 말투에는 약간의 간절함이 묻어났다. “천 대사님, 제발 저희를 좀 도와주실 수 없겠습니까? 여우 요정님께 잘 말씀드려주세요... 저희 집은 정말로 그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기현이 자세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천진명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태도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우 요정님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저도 어떻게 할 수 없어요. 다시 부탁드려도 그분은 저를 무시하실 겁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한씨 가문 세 사람을 흘끗 본 뒤 진심 어린 표정으로 충고했다. “여우 요정님께 도움을 구하는 것보다 차라리 여러분이 자신의 문제를 되돌아보는 게 어떨까요?” 천진명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이 한씨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