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양정운이 떠난 후 유하연은 본인의 배를 보면서 웃음을 흘렸다.
지금 유하연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 옷을 다 적실 정도였다.
머뭇거리던 유하연은 떨리는 손을 배 위로 가져갔다.
유하연의 배는 임신한 것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평평했다. 안에서 한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너도 이 세상에 오기 싫은 거지?”
유하연이 중얼거리면서 웃었다.
“그래, 네가 이 세상에 오면 그거야말로 지옥이야.”
본인도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 유하연이 어떻게 아이까지 지키겠는가.
“가. 그리고 다른 사람, 더 좋은 엄마를 찾아가. 이렇게 멍청한 사람한테 오지 말고. 알았지?”
그 말을 마친 유하연은 손을 배에서 떼고 억지로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아이가 위험하다고 했으니 유하연은 얼른 육지의 병원에 가서 임신 중절 수술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배가 운항한 지 서너 시간이 지났을 때, 하늘에는 어둠이 드리워졌다. 양정운과 다른 사람이 유하연에게 저녁을 가져다주었다.
전에 만든 음식을 데워서 가져온 것이었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어서 부족하지 않을 것 같았다.
유하연은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젓가락을 들고 저녁을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음식의 냄새를 맡는 순간 유하연은 표정이 굳어버렸다.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니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갑판에 쓰러지고 말았다.
“유하연 님!”
양정운과 다른 남자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유하연은 고통 속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몸을 웅크린 채 두 손으로 배를 꼭 그러안을 뿐이었다.
이때 유하연은 아래쪽에서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뜨겁고 진득한 액체가 흘러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 냄새가 진동했다.
“피야!”
양정운은 유하연의 다리 쪽에서 흐르는 피를 보고 옆의 남자를 치면서 소리 질렀다.
유하연의 하반신은 거의 피로 뒤덮여있었다. 나무로 된 갑판이 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얼른 내 구급상자를 가져와!”
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