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유하연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겨우 유동민의 시선을 마주했다.
몇 초 지난 후 유동민이 시선을 돌렸다.
“제발, 이곳을 떠나게 해주세요.”
유동민이 자리를 뜨기 전에 유하연이 빌듯이 애원했다.
“이곳을 떠나는 순간부터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전 그냥 이곳을 떠나고 싶어요. 다른 건 하나도 원하지 않아요. 제 발이요.”
유하연은 유동민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유동민은 유하연의 위치추적기를 가져가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방을 나갔다.
그 기억을 떠올린 유하연은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유동민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유하연은 지금 이 선택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하연이 그 집에서 도망쳤으니 유동민에게 있어서는 좋은 일이다. 유도경이 아무리 유하연을 찾으려고 해도 유동민이 막아 나설 것이다.
유동민은 유하연의 생사에 관심이 없었다. 유동민이 관심하는 것은 오직 유도경이었다.
그 생각에 유하연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눈을 천천히 감고 잠을 청했다.
내일도 파헤쳐야 할 난관이 남아있었다. 밀입국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
강아람은 눈앞의 유도경을 보면서 머리가 아팠다.
짜증을 감출 생각도 없었기에 얼굴을 팍 찌푸리고 차가운 말투로 비꼬듯이 얘기했다.
“아이고, 그 잘나신 유 대표님께서 여긴 무슨 일로 오신 거죠? 왜요? 강씨 가문이랑 또 싸우려고요?”
강아람의 비꼬는 말투에도 유도경은 아무렇지 않은 듯 신경 쓰지 않고 그 자리에 선 채로 차갑게 물었다.
“유하연, 어디 있습니까.”
그 말을 들은 강아람은 바로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
“유 대표님이 데려갔잖아요. 그 질문은 오히려 내가 해야 할 것 같은데?”
강아람이 차갑게 웃으면서 되물었다.
유도경은 굳은 표정으로 강아람을 보면서 위치추적기 하나를 던져주었다.
“유하연을 찾아갔잖아요.”
그 위치추적기를 보면서 강아람은 머리가 아팠다.
그때는 조급해서 아무렇게나 던져버렸었는데, 이걸 유도경에게 들키다니.
하지만 강아람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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