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심윤재를 빤히 노려보던 유도경은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짐 챙겨서 동남아 지사로 꺼져. 경진시에서 네가 돌아다니는 꼴 보지 싶지 않으니까.”
그 말을 던진 후 그는 더는 심윤재를 보지 않았고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심씨 가문을 나섰다.
...
“바로 가려고요?”
아침부터 짐을 정리하고 있는 유하연의 모습에 의사는 아쉽다는 듯 말했다.
“어차피 이 보건소엔 환자도 없어요. 몸 상태가 걱정되는 거라면 며칠 더 입원하고 있어도 돼요.”
유하연은 웃는 둥 마는 둥 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많이 괜찮아진 것 같아서 그래요. 아마 죽지 않을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의사는 머쓱 코를 닦더니 웃는 얼굴로 그녀를 향해 손을 저었다.
통이 컸던 유하연이 병실에 며칠간 더 입원해주길 바랐지만 이미 유도경의 사람들을 발견했던 그녀는 더는 이곳에 머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거처를 바꿔야 했다. 그래야만 흔적을 최소한으로 남기고 유도경에게도 빨리 붙잡히지 않을 것이었으니까. 보건소를 나올 때 의사는 그녀에게 영양제를 쥐여주었다.
“몸 상태가 안 좋은 건 확실하니까 며칠 동안 푹 쉬는 게 좋을 거예요.”
의사의 걱정스러운 어투로 유하연에게 말했지만 다급하게 움직이는 유하연을 보니 괜히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하연은 당분간 푹 쉴 수 없었다.
다만 그녀는 의사가 건네는 호의가 고마웠다. 떠날 때 그의 책상 위로 현금 두 장 놓고 나왔고 그저 그가 준 영양제 값이라고 생각했다.
영양제는 먹은 유하연은 확실히 힘이 나는 것 같았고 앞으로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을 주민을 만난 그녀는 넉살 좋은 얼굴로 다가가 길을 물었다.
몇 명을 붙잡고 물은 후 유하연은 마을 주민이 알려준 대로 앞으로 걸었다. 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이내 몸을 확 돌리더니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비록 체력을 낭비하긴 했지만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유도경에게서 도망치기 위해서라면 이런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가는 길 내내 그녀는 사람들을 피해 다녔고 최대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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