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유하연은 입술을 깨물며 온몸으로 저항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유도경은 차갑게 그녀를 내려다보며 강압적인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지금 당장 가.”
유도경이 못 박은 이상 이 상황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유하연에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
유채린은 입가에 비웃음을 띠고 눈빛에 노골적인 우월감을 드러냈다.
“유하연, 들었지? 순순히 따라가는 게 좋을 거야.”
그녀는 유하연이 임신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는 결과를 빨리 보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다시 경호원들이 다가와 그녀를 잡아끌려 하자 유하연은 갑자기 유도경의 소매를 붙잡았다.
그는 무심한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았지만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검사받을게요.”
병원에 가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유하연은 필사적으로 남자의 소매를 움켜쥐었다.
너무 세게 힘을 주는 바람에 옷도 구겨졌다.
“하지만 검사 결과에서 제가 임신하지 않았다는 게 밝혀지면 더 이상 강제로 배 선생님께 재검진받게 하지 말아주세요. 전 결백해요. 계속해서 제 결백을 증명해야 한다면 너무 지쳐요.”
비록 피도 눈물도 없는 그의 성정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이렇게 낮은 자세로 애원하는 것뿐이었다.
배호진은 다른 의사와 달랐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최선이었다.
그러나 유하연의 애절한 눈빛에도 불구하고 유도경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
그는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
“안 돼.”
“왜요!”
유하연은 화가 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검사를 받아서 임신이 아니라는 게 밝혀졌는데 대체 왜 또다시 쓸데없는 검사를 받아야 하죠? 너무하잖아요.”
유도경은 그녀의 기분은 아예 신경 쓰지 않는 듯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이유는 없어.”
그의 말투는 싸늘하고 단호했다.
“하라면 하는 거지.”
“당신!”
붉어진 유하연의 눈에서는 불꽃이 튀는 듯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한발 물러서는 대신 다른 것을 요구했다.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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