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유하연이 두손을 유도경의 가슴에 올려놓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안돼요... 오빠...”
여긴 병원이라 함부로 장난해도 되는 곳이 아니었지만 유도경은 유하연의 거절을 새겨들은 적이 없었다.
절망한 유하연이 눈을 감고 유도경이 뭘 하든 묵묵히 감내했다. 정신을 잃은 유하연이 잠에서 깼을 땐 이미 유씨 저택으로 돌아가는 차 안이었다. 거실에 앉아 현관을 주시하던 김희영이 집으로 돌아온 유하연을 보고는 한시름 놓으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하연아, 네가 나를 속일 줄은 몰랐구나.”
김희영이 피곤한 얼굴로 실망했다는 듯 말했다.
“넌 따듯한 아이였는데 다 내 잘못이야. 나 때문에 네가 이렇게 변했어.”
“미안해요. 엄마. 내가 잘못했어요.”
유하연은 뭐라 설명할 길이 없어 그저 고개를 숙이고는 연신 사과했다. 김희영을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아 눈꺼풀을 축 늘어트리고 있는데 김희영이 그런 유하연을 보고는 하려던 말을 도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됐어. 이제 속 좀 그만 썩여.”
김희영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도우미에게 유하연을 방으로 올려보내라고 말했다. 유채린은 유하연이 탈출해 병원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그 시각 심윤재도 같은 병원에 있었다는 걸 알면 무조건 난리를 부릴 게 뻔했기에 김희영이 유하연을 방으로 올려보내고 더는 나오지 못하게 한 것도 다 유하연을 위해서였다.
도우미 두 명을 불러온 김희영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연이가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딱 지키고 있어요.”
도우미들이 얼른 대답했다. 침대맡에 앉은 유하연의 미간은 이미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상태였다. 김희영의 감시가 심해졌으니 도망간다는 건 소실이나 다름없었다.
‘이러다 배 선생님이 오면...’
이렇게 생각한 유하연은 손을 아랫배에 올려놓은 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해가 저물고 날이 어두워지자 유채린이 돌아왔다.
쾅. 쾅. 쾅.
다급한 노크와 함께 유채린이 씩씩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예쁘장한 얼굴은 잔뜩 약이 올라서 그런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빌어먹을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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