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김정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한번 거짓말을 하니 그걸 들키지 않으려면 무수히 많은 거짓말을 해야 하는 법이다.
“그럴 줄 알았어요.”
허유정은 물고기를 들고 뻘쭘하게 서 있는 그의 손에서 물고기를 가로채고는 말했다.
“가서 새우 손질해요. 이건 제가 손질할게요.”
김정호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말했다.
“사실 나도 손질은 할 줄 알아요. 그런데 한지 너무 오래돼서 좀 낯설었을 뿐이에요. 애들 어려서 혹시라도 뼈가 목에 걸릴까 봐 정말 오랫동안 물고기를 집에서 요리 안 했거든요.”
“사실 뼈가 적은 물고기 사먹이면 되는데. 새우 손질할 줄은 알죠?”
김정호는 다급히 말했다.
“알아요.”
그는 능숙하게 물고기를 손질하는 허유정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사실 허유정의 집은 일반 가정들 중에서는 부유한 편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오냐오냐 예쁘게만 키우지 않았다. 그녀의 언니와 남동생들도 부지런한 사람들이었다.
“형님, 뭐 도울 거 있어요?”
소식을 들은 허유정의 남동생이 아내와 함께 집을 방문했다.
아마 한미숙 여사가 연락을 한 것 같았다.
“올케는 거실 가서 쉬고 있어. 윤호만 있으면 돼.”
허유정의 올케 이효정은 활발하고 붙임성 좋은 여자였다.
이효정은 남편을 향해 혀를 홀랑 내밀고는 해맑게 웃으며 거실로 가버렸다.
허윤호는 옆에서 주방일을 도우며 불만을 토로했다.
“누나는 효정이만 예뻐해. 일은 나한테만 시키고. 남동생은 나인데 말이야.”
허유정은 동생에게 게를 손질하라고 시키며 말했다.
“효정이는 네가 좋아서 우리 집에 시집온 아이야. 당연히 우리가 잘해 줘야지. 너한테는 막해도 돼. 넌 내 동생이니까. 하지만 효정이랑 사이가 멀어지면 나중에 너만 힘들어질 거잖아. 나도 결혼하면 출가외인인데 나중에 내가 친정에 놀러올 때면 효정이가 안주인이고 난 손님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예쁘게 보여야지.”
허윤호는 몰래 누나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물론 허유정은 남동생 부부의 일에 처음부터 크게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 선을 잘 지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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