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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허유정의 과수원은 일하는 직원이 있었지만 그녀는 과수원에 가서도 과일을 따는 걸 도와주곤 했다. 과일나무가 높았지만 그녀는 나무로 기어 올라갔다. 김정호는 어젯밤 기억을 되돌려 장인어른의 오토바이를 타고 허유정의 과수원으로 향했다. 허유정이 아직 아침을 먹지 않은 걸 알고 있었기에 손에 보온 도시락까지 들고 갔다. 과수원에서 기르던 사냥개 몇 마리가 소리를 듣더니 바로 안에서 짖으며 뛰쳐나왔다. 사냥개 몇 마리가 갑자기 튀어나오자 많은 걸 경험한 김정호도 깜짝 놀라 하마터면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갈 뻔했다. 다행히도 한 직원이 따라 나왔고 사냥개가 김정호한테 달려들려고 할 때 사냥개를 멈춰 세웠다. "이건 사장님 남편이야, 한 식구야, 이제부터 보면 함부로 짓지 마." 그 직원이 사냥개를 전문적으로 돌보는 것 같았다. 사냥개는 그 말을 듣자 김정호한테 꼬리를 흔들었다. "사장님 남편분, 무서워 마세요, 얘들이 무섭긴 해도 말을 잘 들어요, 같은 식구라고 했으니 다시는 짖지 않을 겁니다." 직원은 웃으며 김정호를 과수원으로 안내했다. 어젯밤 김정호가 자식들과 함께 과수원에 왔었고 허유정이 그들의 신분을 숨기지 않았기에 과수원 직원들은 모두 사장님이 맞선 보러 갔다가 혼인 신고를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직원은 김정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는데 김정호가 아주 잘생겼고 사장님보다 더 멋있는 것 같았다. "김정호라고 합니다." 김정호는 사장님 남편이라는 호칭이 듣기 이상해서 자기소개를 했다. "김정호 씨는 지금 어디 출근해요?" "공사장에서 현장 뛰고 있어요." 직원은 웃으며 말했다. "일이 힘들긴 해도 수입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적으면 몇십만 원, 많으면 몇백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네, 고생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면 돈은 많이 벌 수 있죠." "저희 사장님도 고생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직원은 김정호를 데리고 허유정을 찾으러 가는 길에 계속 말했다. 김정호의 상황을 물어보기도 했지만 평소 허유정의 일도 말해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나무 아래에 도착했고, 직원이 머리를 들어 나무 위에 있는 사장님을 보며 말했다. "사장님, 남편분이 아침 가져왔어요." 허유정이 밑에 있는 김정호를 내려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나 찐빵 먹었어요." 직원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과일을 따기에 모두 찐빵과 두유를 먹고는 바로 일을 시작했다. "일하면 쉽게 배고플 텐데 더 먹어요." 그녀는 김정호가 직접 가져왔기에 먹으려고 했다. "아이들은 유치원에 갔어요?" "기사가 데리러 갔어요, 서월이가 일어나서 유정 씨가 안 보여서 울 뻔했어요. 저한테 저녁에 오면 엄마 볼 수 있냐고 묻더라고요." 두 아이는 겨우 엄마가 생겼는데 깨어나 보니 엄마가 보이지 않아, 엄마가 도망간 줄 알았고 아빠가 겨우 장담해서야 두 아이는 안심했다. "내일 과일 안 따도 되니까 제가 유치원 보내줄게요." 오늘 다 따고 나면 며칠은 걸려야 또 딸 수 있었다. 허유정이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김정호는 그녀가 다칠까 봐 받으려고 했는데 조금 늦었다. 그녀가 나무에서 뛰어내려 가볍게 착지하는 걸 보았는데, 너무 민첩해서 김정호가 그녀가 무술을 배웠다고 의심할 정도였다. 하지만 민지훈이 알아본 데 의하면 그녀는 무술을 배우지 않았다. '자주 나무에 올라 과일을 따서 민첩한 거겠지.' 김정호는 티슈를 꺼내 허유정이 땀을 닦게 했고 옆에 물이 있는 걸 보고 그 물을 가져와 허유정이 손을 씻게 하고는 아침을 허유정한테 주었다. 그 행동에 허유정은 마음이 따듯해졌고 이 남자가 사람을 잘 배려한다고 생각했다. "따르릉..." 허유정이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가 휴대폰을 꺼내 친구의 전화인 걸 보고 전화를 받았다. "유정아, 집이야?" 임효진은 아주 다급하게 물었다. "집에 없어, 과수원이야, 왜? 네 말투가 급한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어?" 임효진은 친구가 과수원에 있다고 해서 겨우 안도의 숨을 쉬고 웃으며 말했다. "일 있지, 너한테는 사업이야. 우리 김 대표님이 네가 리치를 많이 심었다는 걸 알고, 단오가 된다고 회사 사람들한테 리치를 한 바구니씩 선물하겠대. 지금 대표님이랑 같이 네 집에 가는 길이야, 네가 집에 없을까 봐 너한테 전화한 거야." 어젯밤 두 사람이 통화하고 나서 임효진은 상사한테 사무실로 불려 갔다. 임효진은 보너스를 깎는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대표님이 그녀한테 물어보고는, 단오에 리치를 선물하겠다는 말을 꺼냈다. 어디서 그렇게 많고 신선한 리치를 사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임효진이 과일 공급업체를 안다고 하자 임효진한테 오늘 허유정의 과수원에 보러 오겠다고 했다. 허유정의 과수원의 리치가 정말 좋으면 허유정한테서 사려고 했다. 임효진은 당연히 친구의 과수원을 크게 칭찬했고 친구한테 큰 사업을 소개했다고 생각되어 특별히 대표님과 같이 친구를 찾으러 왔다. "나 과수원에 있어, 김 대표님이랑 같이 와, 언제 도착해? 내가 과수원에서 기다릴게." 허유정은 과수원을 몇 년간 운영했고 이미 고정적인 과일 도매상이 있었기에 과일이 팔리지 않을까 봐 걱정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고객이 생겼기에 당연히 기뻐했다. 그녀는 친구가 대연 그룹 계열사에 출근하고 있고 대표님 비서라는 걸 알고 있었다. 대연 그룹은 광주 제일 그룹이었고 광주 재계 1위였다. 그녀가 평소 그런 데 관심 없었지만 친구 덕분에 대연 그룹이 광주에서의 지위를 알 수 있었다. 임효진이 계열사에 출근하고 있었지만 계열사에도 직원이 2천여 명이 있었고 대연 그룹 계열사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대우가 좋았고 월급도 높고 승진할 기회도 많았다. "30분이면 도착할 거야." "그래." 통화를 끝내고 허유정은 휴대폰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고는 옆에 있는 김정호한테 말했다. "제 친구가 저한테 큰 고객을 소개해 줬어요." 김정호는 옆에 쪼그리고 앉아 바구니에 있는 리치를 꺼내 잎을 자르며 말했다. "친구가 어디 출근하는데요? 김 대표님이라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요." "효진이가 아주 대단해요, 원우 그룹에서 대표 비서하고 있어요. 효진이 대표님도 김씨라고 해요, 정호씨랑 이름이 한 글자만 달라요. 걔가 원우 그룹에서 몇 년 동안 일했는데, 상사가 아주 까다롭지만 걔한테는 괜찮아서 걔가 아주 일을 즐겁게 하고 있어요." 그 말을 들은 김정호는 동공이 흔들렸다. 원우 그룹은 대연 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였고 그의 셋째 동생인 김정민이 모두 맡고 있었다. 김정민은 아주 도도하고 말수도 적고 일을 아주 엄격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김정민이 회사를 맡고 나서 비서를 얼마나 많이 바꿨는지 셀 수 없었다. 모두 그가 엄격하고 완벽을 추구하면서 또 매정한 성격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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