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휴게실에는 꽃꽂이에 평탄, 그리고 단조, 심지어 마작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은 여성 하객들을 위해 준비된 것들이었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꽃꽂이를 시작했다.
진교은이 사뿐사뿐 걸어왔다.
연회에서 술을 많이 마신 건지 취기가 올라와 있었다.
나는 그녀를 힐끗하고는 계속하여 꽃꽂이에 몰두했다.
진교은은 내 옆으로 와서 앉아 나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내가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진교은은 입꼬리를 올렸다.
“유상미 씨, 제가 얕잡아 봤었네요.”
나는 꽃가지를 자르는 데 집중하며 담담하게 답했다.
“진교은 씨, 할 말 있으면 해요.”
진교은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유상미 씨, 천억! 제가 하준이를 설득해서 드릴 수 있는 돈이니까 협의 이혼하는 게 어때요?”
나는 고개를 돌렸다.
진교은은 다소 진지해 보였다.
“천억 정도면 적은 돈 아니에요.”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답했다.
“5년 전 그 액수면 지금쯤 많이 불려있을 건데요.”
진교은은 화가 난 건지 얼굴이 빨개졌다.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그녀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유상미 씨, 정말 소송을 진행하게 되면 하준이 사업 발전에 안 좋아요. 사업이 망하면 그 돈을 다 챙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서로 좋게 좋게 합의해요.”
나는 뒤늦게 진교은의 말을 알아들었다.
진교은이 왜 설득하러 왔냐 했더니...
전에는 나한테 이혼하라며 재촉하더니 이제는 내가 정말로 그 투자금을 따지게 되면 육하준이 성동 프로젝트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녀도 그러할 것이 육진 그룹의 주가는 이혼 소송으로 변화가 생기게 되기 마련이다.
그다지 총명하지 않았던 머리가 이 순간 제대로 된 방향을 잡아가고 있었다.
나는 싸늘하게 거절했다.
“진교은 씨도 그냥 웬만하면 내 조건을 받아들이세요. 저하고 육하준 일에 참견하지 말고요.”
진교은은 안색이 변해갔다.
그녀가 다시 입을 떼려고 하던 순간 내가 먼저 말을 건넸다.
“진교은 씨가 여기에 와서 날 설득할 시간에 육하준 옆에서 예쁨이나 받고 있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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