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검사를 마치고 났더니 이마의 상처는 다 나았고 얕은 흉터만 남았다.
나는 거울 속 초췌한 내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기억 속의 열여덟 살 활기 넘치는 모습은 점점 희미해져만 가고 있었고 지금의 내 모습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마음이 괴롭다.
7년이라는 시간을 한 남자에게 쏟아붓고 이런 결말을 초래했으니...
나는 유리에 낀 물안개를 세게 닦은 후 열심히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유상미 처참한 꼴 보고 싶어?
그건 용납 못 하지!
훈 변호사가 찾아왔을 때의 내 모습은 전과는 다른 새롭고 상쾌한 모습이었다.
나는 앞머리로 이마에 난 상처를 가리고 있었고 오랜만에 활력이 넘쳐 보였다.
도소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상미야!”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때? 괜찮아 보여?”
도소희는 눈에 환희가 가득 차 있었다.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예뻐! 제대로 꾸미고 나니까 그 여우보다 백배는 더 예쁜 것 같아. 진교은은 깨뿔! 얼굴로나 품위로나 그 어느 하나 널 이길 수가 없어!”
나는 그의 손을 꽉 잡았다.
“그래! 이게 다 육하준 잘못이야! 육하준이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 거고 육하준 같은 놈은 진교은하고 같은 부류의 사람이야!”
도소희는 눈가에 눈물이 맺히더니 나를 꽉 끌어안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
“진작에 그렇게 생각했어야지! 너 나빠! 내가 7년 동안 널 걱정했었어! 진작에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 상미야! 난 네가 안쓰러워!”
도소희의 울음소리에 나도 슬픔이 몰려왔다.
육하준한테 사랑에 빠진 이후로는 절친인 친구가 항상 날 위해 노심초사하고 걱정해 줬었다.
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를 타독였다.
“울지 마. 변호사분이 보고 계시잖아. 우리 일단 일부터 시작하자!”
도소희는 어색한 채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
“그래. 상의하자.”
그녀는 말을 덧붙였다.
“상미야, 넌 할 수 있어.”
나는 그녀를 향해 빙그레 미소를 짓고는 돌아서서 변호사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변호사는 안경을 밀어 올리며 말을 건넸다.
“자! 그럼 시작하시죠!”
그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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