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장
말을 내뱉고 나자 나는 머리가 또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금빛이 반짝이는 게 뇌진탕 후유증이 또 재발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도소희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쫓아내 줘. 보고 싶지 않아.”
나는 몸이 으스스 떨리고 있었다.
놀랍게도 내 몸의 가장 먼저 느끼는 반응은 분노였다.
더 슬픈 건 그런 감정을 도저히 못 본 척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전히 분노가 차올라 당장이라도 히스테리를 부리고 싶은 충동이 앞서고 있었다.
머릿속 기억이 점차 되살아나기 시작한 이유에서인지 아니면 단순히 뇌진탕의 후유증인지는 정확히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내 몸에 이상 신호가 켜졌다는 건 정확히 느낄 수 있었다.
육하준하고 진교은에 관한 일이라 하면 온몸이 불편하기만 하다.
거의 병적인 감정이 머리 깊숙한 곳까지 뿌리를 두고 있는 것만 같았다.
도소희는 내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녀를 내쫓기 시작했다.
“진교은! 우리 상미는 더 이상 너하고 할 얘기가 없다잖아. 위세를 떨치려 온 건지 아니면 사과를 하러 온 건지 우린 전혀 관심 없어.”
그녀는 욕설을 이어갔다.
“파리들은 썩은 달걀을 좋아해. 그리고 넌 그 얄미운 파리고 육하준은 그 썩은 달걀인 거지. 천생연분이 둘이서 오손도손 잘 지내봐. 다른 사람 해치고 다니지 말고!”
진교은은 도소희의 욕설이 벅찬 듯 몸을 비틀거렸다.
그녀는 앞으로 걸어와 나를 잡아당기려 했지만 도소희가 손을 휙 휘둘렀다.
진교은은 고통스레 끙끙거렸다.
“뭐 하는 거야!”
육하준이 화가 잔뜩 난 얼굴로 걸어왔다.
도소희는 곧 쓰러질 것 같은 진교은을 보며 피식 콧방귀를 뀌었다.
“마침 도착했네! 설마 미리 육하준을 불렀던 거야? 언제쩍 유행했던 수작인데 지겹지도 않아?”
눈시울을 붉히고 눈물이 맺혀 있는 진교은의 모습은 그야말로 불쌍해 보였다.
그녀는 화가 나 있는 육하준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하준아, 화내지 마. 유상미 씨가 아무 짓도 안 했어.”
나는 그저 차가운 눈길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육하준은 진교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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