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강이서는 인어가 바벨탑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인지 알고 싶었다.
진짜로 중요하다면 인어가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은 실험기지 관계자들은 반드시 방법을 강구해 인원을 추가로 보내 인어를 치료하려 할 것이다. 그러면 강이서도 조금 더 빨리 구출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 후, 고요한 어둠 속에서 그들은 구조대의 소식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소식도 받지 못했다.
문밖에서는 수시로 소리가 들렸다. 생물체가 지나가며 무언가를 끌고 가는 소리, 유리와 금속을 밟는 깨지는 소리, 딱딱한 다리가 바닥을 두드리는 비인간적인 발소리.
모든 소리는 어둠 속에서 더욱 공포를 느끼게 했다.
예전에 익숙했던 사무실에는 갑자기 위험이 도사렸다. 강이서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책상에 엎드려 두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려 매우 우울해 보였다.
졸렸지만 잘 수 없었기에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하지만 의식이 점점 흐려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이때 맑고 낮은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넌 이름이 뭐야?”
어둠 속에서 오직 인어의 눈동자만이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다.
강이서가 손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이서, 내 이름은 이서야. 부드럽다는 뜻이야.”
“이서.”
인어는 낮은 목소리로 반복했다.
“이게 네 이름이구나.”
“너는? 몇 번이야?”
조금 정신이 든 이서가 인어를 바라보았다.
사실 강이서는 인간이었기에 야간 시력이 약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어는 강이서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없어.”
“번호가 없다고?”
깜짝 놀란 듯 눈썹을 치켜올린 강이서는 약간 안타까운 눈빛으로 인어를 바라봤다.
인어가 ‘응’이라고 대답했다.
‘S 구역에 번호가 없는 실험체가 있을 수 있을까?’
생각에 잠긴 강이서가 침묵하자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던 인어는 대답을 듣지 못해 눈썹을 약간 찌푸리더니 조금 있다가 팔을 짚고 천천히 움직였다.
그 소리를 들은 강이서가 물었다.
“왜 그래?”
인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강이서 곁으로 기어오더니 길고 가느다란 팔을 뻗어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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