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거대한 유리체는 육각형 광장의 중심에 위치해 하늘을 가리고 있었고 물속에는 이름 모를 생물이 갇혀 있어 이곳에 머무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구조된 후 이곳의 질서를 회복하면 강이서는 신청서를 제출해 인어를 자신의 실험실로 옮기려고 했다.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살아서 이곳을 떠나 아직 살아남은 동료들과 합류하는 것이었다.
광장 가장자리의 원형 지대에 닫힌 문들이 있었다. 베라와 경호원들이 이 문 중 한 문 뒤에 있을 것이다.
납작하게 눌린 금속판을 지나갈 때 땅에서 스며 나오는 핏자국을 본 강이서는 이 금속판 아래 누군가가 깔려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조심스럽게 그 구역을 피해 원형 지대로 향했다.
그런데 한동안 조용했던 육각형 광장에서 갑자기 ‘딱딱’ 소리가 들렸다. 마치 어떤 단단한 조직이 빠르게 땅을 두드리는 밀집되는 소리 같았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든 강이서는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기어오는 가늘고 긴 다리를 봤다.
그것은 바로 바다거미목이었다!
소름 끼칠 정도로 빠른 바다거미목은 복부에 음침한 피 구멍이 난 채 뱀처럼 길고 붉은 혀를 내밀었다.
당황해 뒤로 물러난 강이서는 바닥에 있는 점액을 밟는 바람에 발바닥이 뜨거워져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날씬한 등이 차가운 땅에 부딪힌 순간 강이서는 그 무서운 거미가 공중으로 뛰어오르더니 그녀를 향해 거대한 다리를 내밀었다.
쾅...
살점이 뚫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촉촉하고 차가운 액체가 얼굴에 튀면서 미묘한 향기가 났다.
강이서는 눈을 뜨고 있었지만 뇌는 멈춘 듯했다.
길고 가느다란 팔이 그녀의 귀 옆에 놓여 있었고 아름다운 근육은 고통 때문에 잔뜩 긴장한 듯 보였다. 촉촉한 연금색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에 떨어져 조금 간지러운 느낌이 났다.
희미한 금빛 사이로 강이서는 백금색 눈동자를 보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에 여태껏 두 번밖에 만나지 않은 인어가 또다시 강이서의 앞에 나타나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인어가 심한 고통에 눈살을 찌푸리자 시선을 아래로 내린 강이서는 짙은 갈색의 공포스러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