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김나희, 너를 여기서 만날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이지아는 옆에 있던 남자를 끌고 김나희 앞으로 걸어오다가 김나희 옆에 서있는 이진기를 힐끔 쳐다보고는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김나희, 취향 참 독특하네, 이 사람이 네 남자친구야?”
“자기야, 이 여자분은 누구야?”
이지아 옆에 있던 남자는 김나희를 처음 본 순간 그녀의 미모와 분위기에 흠뻑 빠졌고 이 자리에 이지아만 없었으면 연락처라도 물어보고 싶었다.
“쟤가 우리 대학교 얼짱이었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참 도도한 척하네!”
이지아는 남자의 팔짱을 끼며 기고만장한 얼굴로 김나희를 쳐다보았다. 대학생 시절, 두 사람은 똑같이 얼짱이었지만 미모로든 재능으로든 이지아는 김나희를 따라잡을 수 없었기에 대학생 시절 내내 이지아는 김나희의 트라우마 속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이지아는 여태까지 마음속에 쌓아두고 있었는데 여기서 김나희를 만날 줄은 몰랐고 저렇게 없어 보이는 남자와 함께 있을 줄은 더더욱 몰랐기에 그녀에게 모욕감을 안겨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김나희, 너 여기 집 사러 온 거야 아니면 아이쇼핑하러 온 거야? 여기 집값 엄청 비싸, 저 문 앞에 혜택이 많이 붙여져 있다고 해서 절대 함부로 덤빌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여기서 가장 싼 집도 1억 5천만 원인데 네 옆에 있는 저 남자를 보니 브랜드 옷 하나 없는 거 같은데 과연 살 수 있을까?”
모욕적인 이지아의 말에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고 무표정으로 서있던 김나희는 차가운 눈으로 상대방을 힐끔 쳐다보고는 이진기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우리 이따가 다시 올래?”
김나희는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지만 이진기는 그녀가 무시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김나희를 향해 위로의 눈빛을 보낸 뒤 이지아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큰소리로 말했다.
“직원분 어디 계시나요? 제가 집을 사려고요.”
“푸흡.”
이지아는 순간 코웃음을 날리며 비아냥거리듯 이진기를 보며 말했다.
“어디서 굴러온 바보 같은 놈이 입을 열자마자 집을 사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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