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07화
이때, 김동성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벽에 걸린 웨딩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때, 진기야? 이거 며칠 전에 나와 미연 씨가 함께 찍은 건데, 잘 나왔지?”
이진기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차분하게 말했다.
“미연 이모가 아버지 곁에 계신 후로 아버지의 웃는 모습이 전보다 훨씬 많이 보게 되었어요. 그러니 저와 나희는 미연 아주머니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하죠.”
그러자 옆에 있던 양미연은 이 말을 듣고 조금 민망한 듯 웃으며 말했다.
“진기야, 그렇게 말하지 마. 사실 너희 아버지를 만난 건 내게 큰 축복이야.”
김동성은 이 말을 듣고 양미연의 손을 잡으며 감동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 생각엔 말이야, 하늘이 우리가 외롭게 지내는 걸 보지 못해서 이렇게 만남을 준비해 주신 게 아닐까.”
양미연은 나이가 꽤 많았지만, 김동성의 이러한 감동적인 말을 들으니 얼굴이 붉어지며 자연스레 김동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고,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의 나이를 합치면 백 살이 넘은 이들이 이렇게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고, 이진기는 왠지 온몸이 불편해졌다. 사실 이진기는 김나희와도 이런 닭살 돋는 행동을 한 적이 없었다.
이때, 김동성이 갑자기 말했다.
“진기야, 나희도 없으니 네게 말할 일이 있다.”
이 말을 들은 이진기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무슨 일이시죠, 장인어른? 말씀해 주세요.”
김동성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사실 다음 달 15일이 좋은 날이라, 나랑 너희 미연 이모가 그날 결혼식을 올리려고 해.”
이 말을 들은 이진기는 깜짝 놀라며 당황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장인어른, 뭐라고요? 장인어른이랑 미연 이모가 결혼을 하신다고요?”
김동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 나도 이제 나이가 많아서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 상황이잖니. 그동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건, 나한테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제 미연 이모를 만나고 나니, 내가 평생 찾던 사람이 바로 미연 씨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미연 씨에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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