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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장

임은설 말에 한아연이 살짝 놀랐지만 이내 웃었다. 그녀의 어리석은 모습을 보니 정말 귀여웠고, 그렇다면 자신이 이천후의 여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3년 동안 부부로 지낸 두 사람이다. 만약 임은설이 지금이라도 후회한다면 이천후는 그녀에게 돌아갈 확률이 80%이다. 한아연이 파악한 자료대로라면 이천후는 정과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임은설 이 바보 같은 여자는 하늘을 뒤집을 수 있는 행운을 몰라보고 있었다. “하하, 임은설 씨 꽤 자신 있어 보이네요. 우리가 했던 내기 잊지 마요.” 한아연이 매력적인 웃음 지었다. “당연히 안 잊고 있어요, 난 왕하중을 선택했고 그쪽은 이천후를 선택했어요. 한 달 뒤에 보면 알겠죠.” 임은설의 밝은 입가에 조롱의 섞인 미소가 지어졌다. “이미 10일이나 지났는데 이천후는 아직 아무것도 못 한 거 같네요. 그 사람이 과연 왕하중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 눈에 왕하중은 이천후 신발 시중들 자격도 없어 보이네요.” 한아연이 웃으면 말했다. “흥!” 임은설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그쪽을 철저하게 이겨 줄게요. 그런데 게임 규칙은 지켜야 해요, 몰래 이천후를 도와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 “당연하죠, 이천후 같은 남자가 내 도움이 필요하겠어요? 지금까지 오히려 그 사람이 날 도와줬는데.” 한아연은 더 밝게 웃었다. “정말 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 딱 맞네요.” 임은설은 코웃음 치며 눈앞에서 웃고 있는 한아연이 그때도 웃을 수 있을지 기대됐다. 한바탕 기 싸움이 있고 난 뒤 임은설이 연설을 시작했다. 그녀의 연설도 수준급이었고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연설이 끝나고 무대를 내려가려고 할 때 한아연이 그녀를 붙잡았다. “임은설 씨 잠깐 기다려봐요. 곧 이천후가 올라올 거예요.” “이천후요? 그 사람이 이 자리에 왜 올라오죠?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임은설이 담담하게 말했다. “있는지 없는지는 보면 바로 알겠죠.” 한아연은 눈을 깜박였다. 임은설은 옆에 서서 이천후가 도대체 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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