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흑흑흑--"
아래층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오자, 위층에 있는 임은설은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었다.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발자국 소리가 왔다갔다하며 칼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어쩔 바를 몰랐다.
임은설은 혼신의 힘을 다해 그제야 손을 묶은 밧줄을 풀었고 입에 붙인 검은색 테이프를 찢은 후, 다시 다리에 감긴 밧줄을 풀었다.
임은설은 곤경에서 벗어났지만 감히 나가지 못했다. 위층이든 아래층이든 모두 사람으로 가득한 것 같았고, 심지어 피비린내까지 풍겨왔다. 그리고 오직 이 방에만 다른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임은설은 무서워서 핸드폰도 찾지 못하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이 침실에서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은 오직 침대와 붙어 있는 큰 옷장밖에 없었다.
투명한 유리로 된 문을 열고, 그녀는 숨어 안에 있는 옷으로 자신을 가렸다.
‘밖에서 인기척이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도망가자.’
옷장 안은 어두웠고, 밖은 피비린내로 가득했다. 임은설은 종래로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기에 공포가 극에 달했다.
그러나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히려 이천후의 모습이 떠올랐다. 왠지 모르지만 임은설이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이천후였다. 그녀는 심지어 이천후가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데리고 이 위험한 곳을 떠나는 환상까지 했다.
‘하지만 천후 씨는 또 어디에 있을까?’
‘천후 씨가 어딨는지 알고, 그에게 연락하면, 그 사람은 날 구하러 올까?’
‘결국 내가 매정하게 천후 씨를 차버렸잖아...’
이 낯설고 무서운 곳에서 임은설은 문득 자신이 잘못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고, 예전에 이천후와 함께 보냈던 나날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한밤중에 치킨 먹고 싶다고 하면, 이천후는 바로 옷을 입고 여러 군데를 뛰어다니며 치킨을 사 주었다.
임은설이 아프면, 이천후는 떠나지 않고 밤새도록 그녀를 돌볼 수 있었다.
이천후는 분명히 글씨를 아주 잘 썼지만, 기꺼이 그녀의 회사에서 잡일을 하길 원했고, 부지런하고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새로 온 인턴까지 모두 마음대로 그를 부려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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