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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8장

유천호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역시 할아버지십니다! 남의 손을 빌려서 사람을 치다니, 우암 대사님께서 나중에 추궁하셔도 우리가 한 짓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시겠네요.” 대장로는 유천호를 힐끗 보고 담담히 말했다. “천호야, 세상이 그렇게 단순한 줄 알아? 이천후 같은 놈은 그저 한낱 개미일 뿐이야. 내가 이런 방식을 택한 진짜 이유는 우암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야. 우암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우암의 제자가 죽으면 분명해질 거야. 만약 우암에게 문제가 생긴 게 사실이라면 대고역의 세력 판도가 크게 흔들릴 거야.” 유천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러면서도 속으로 깨달았다. 역시 경험은 나이를 이길 수 없는 법이었다. 할아버지는 이천후를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이천후를 우암을 시험할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할아버지, 오늘 우암 대사님을 뵙긴 했습니다. 그런데 상태가 아주 좋아 보이시던데요. 전혀 문제가 있는 분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천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수준에서 우암에게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대장로는 차분히 대꾸했다. 그러자 유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더는 말하지 않았다. “모든 의문은 이틀 뒤에 풀릴 거야. 만약 우암에게 정말로 문제가 생겼다면 대고역은 거대한 혼란 속에 빠질 거니까.” 대장로의 눈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빛을 품고 있었다. ... “신혼이 천정에 머무르리라. 천정은 신들의 귀환처이자 모든 부처의 영혼의 자리이자 명상의 공간인 영대라. 심신을 깊이 다스리며 나는 영대 위에 단정히 앉아 정신력을 집중하노라. 중생의 염원을 모아 전투부처를 이루노라...” 이천후는 다리를 꼬고 앉아 명상을 시작했다. 이 수행법의 첫 번째 단계는 마음의 영대에 전투부처의 금신을 응집시키는 것이었다. 전투부처의 신묘한 기운을 담아야만 비로소 중생의 염원과 연결될 수 있었다. 이 단계는 매우 어려운데 불멸의 전투부처 같은 기운은 대담무쌍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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