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7장

이천후는 머리가 아팠다. 조민희를 기절시켜 도망갈까 생각하는 순간 금빛 새끼 사자가 갑자기 어수환 속에서 튀어나와 조민희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새끼 사자는 머리를 기울이고 혀를 내밀며 둥글둥글한 큰 눈을 깜빡였다. 마치 이제 막 태어난 아기 동물이 세상을 궁금해하며 살펴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천후는 몹시 당황했다. ‘이 늙은 요괴가 또 귀여운 척을 하고 있네!’ “와, 너무 귀여운 이중 변이 영수네요...” 조민희는 귀여운 금빛 새끼 사자를 보고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겼다. “자, 누나가 안아줄게.” 조민희는 팔을 벌리고 금빛 새끼 사자를 향해 고개를 흔들며 얼굴에 황홀한 미소를 지었다. 슝. 그러자 금빛 새끼 사자는 주저하지 않고 조민희의 품으로 훌쩍 뛰어들었다. “하하, 착한 녀석. 정말 잘했어. 귀여운데 예쁘기도 하고 또 이렇게 신비롭다니. 누나가 너 정말 좋아해, 뽀뽀!” 조민희는 금빛 새끼 사자를 품에 안고 이리저리 입을 맞추며 기뻐했다. “너... 당장 돌아와!” 금빛 새끼 사자가 조민희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을 보고 이천후는 머리가 아파왔다. 하지만 금빛 새끼 사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민희의 품에서 편안히 눈을 감으며 나른하게 쉬었다. “너... 정말 잘 찾아왔네.” 이천후는 눈을 크게 떴다. 금빛 새끼 사자가 조민희의 가슴 쪽을 비벼대자 조민희는 깔깔 웃으며 기뻐했다. “이런, 이 녀석 이런 거 좋아했어?” 이천후는 충격을 받았다. “잠깐만 기다려요...” 이천후는 금빛 새끼 사자가 조민희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아 걱정되었다. 그는 조민희가 순진해 보이지만 사실 매우 교활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때 조민희는 더 이상 이천후에게 집착하지 않고 금빛 새끼 사자를 품에 안고 혼자 앞으로 걸어갔다. ‘어이가 없네. 정말 따라갈 건 아니겠지?’ 이천후는 기가 막혀서 입을 열지 못했다. 금빛 새끼 사자가 조민희의 품에 있다는 이유로 이제는 자신이 조민희에게 붙어야 했다. “사자야, 당장 돌아오라니까.” 이천후는 괴로워했고 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