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2장
“선혜는 정말 예의가 없구나. 이 대사님께서 이렇게 오래 기다리고 계신데 왜 아직도 오지 않아?”
진수만은 가주 진웅호를 향해 엄숙하게 말했다.
“웅호야, 네가 직접 가서 선혜를 당장 묶어 데려와!”
“네, 아버지.”
진웅호는 즉시 대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평소에 진수만은 진선혜를 누구보다도 아꼈다.
진선혜가 그의 수염을 잡아당긴다 해도 화내기는커녕 허허 웃으며 넘길 정도였다.
그런데 단지 이천후를 만나러 오는 것이 늦었다는 이유로 묶어 데려오라는 말을 듣다니.
이천후가 진수만의 눈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로 비치고 있는지 짐작이 갔다.
그러나 이들 중 아무도 몰랐다. 이천후가 최근 은둔 문파에서 얼마나 큰 명성을 얻었는지, 그리고 그 이름이 얼마나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지.
진수만은 이천후의 행적을 꽤 알고 있었다.
현문과 수월종의 멸망이 이천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었으니 그를 ‘마왕’이라고 칭하며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이전에 진선혜와 이천후 사이에 공개적으로 다툼이 있었고 고소 육씨 가문과 관련된 일도 있었다.
그런데 진씨 가문은 그때 이천후를 방해했던 전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진수만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할 만큼 초조했다.
진선혜를 묶어서라도 이천후에게 보내 사죄하고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까지 생각했던 진수만은 이천후가 스스로 찾아왔다는 소식에 간담이 서늘했다.
이천후의 방문 목적을 알 수 없었던 그는 이미 목숨이 반쯤 날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이천후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쁘면 진씨 가문은 씨도 없이 사라질 운명이었다.
그런데 진웅호가 홀을 떠나기 전 진선혜를 모시던 두 명의 시녀가 한 통의 편지를 들고 허둥지둥 달려오더니 외쳤다.
“어르신, 큰일입니다. 아가씨께서 담을 넘어서 도망치셨습니다. 이 편지만 남기고요!”
‘뭐라고?’
‘담을 넘어서 도망쳤다고?’
이천후는 얼빠진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진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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