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0장
이천후는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어안이 벙벙했다.
방금까지 그토록 위세등등했던 먼 고대의 거대 마물이 지금은 마치 강아지처럼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는 꼴이라니.
그 원인은 오직 하나, 바로 방금 나타난 그 신비로운 남자 때문이었다.
더 놀라운 건 그가 실체가 아닌 단순한 허상이라는 것.
단순한 허상만으로도 그 거대한 마물을 이토록 겁에 질리게 할 수 있다니, 그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본 성인은...”
그가 스스로를 소개한 말이 떠오르자 이천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저분이 바로 성인인가?’
금빛 새끼 사자가 전에 말했었다. 성인이란 수련의 극치에 이른 존재이며 성인의 등껍질에서 떨어진 죽은 피부 한 조각만으로도 고대 마물을 억눌러 억만 년 동안 봉인할 수 있다고.
그런 존재가 눈앞에 있다는 사실에 이천후는 경악했다.
“마물아, 네가 얌전히 들어가 준 것은 다행이다만 네가 자꾸 도망칠 궁리를 한다면 그건 좋지 않아.”
그 남자는 미소를 띠며 한 손을 들어올렸다.
그 순간 미연이 품에 안고 있던 팔역 원반이 빛을 내며 그의 손으로 날아갔다.
팔역 원반은 산뜻한 웅장함을 드러내며 대도의 기운을 흩뿌렸고 다시 동굴의 입구를 봉인했다.
이렇게 고대의 거대 마물은 다시 봉인되었는데 이번 봉인은 더욱 강력했다.
성인의 힘이 더해졌고 팔역 원반이라는 고대의 도구가 그 위를 억누르고 있었다.
“마족의 성스러운 존재가 오지 않는 한 이 봉인을 뚫는 일은 없을 거야. 이번에는 영원히 갇혀버리겠지.”
멀리서도 들릴 정도로 엄숙한 말이 대지 위를 울렸다.
봉인 안에 갇힌 마물은 단 한 마디의 항의도 하지 않았다. 마물은 억울함과 분노로 가득했지만 그것을 표현하지 않았다.
성인의 분노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무서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아...”
팔고 성인왕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아래에 있는 미연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미연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도전적인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팔역 원반을 너에게 맡긴 이유는 도리를 깨우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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