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5장

이천후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금빛 새끼 사자의 말대로라면 이 녀석 하나만으로도 동물원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당나귀, 말, 노새라니, 이게 다 무슨 이야기인가? “그만 좀 떠봐. 그런 소리를 믿을 내가...” 이천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눈앞에서 금빛 새끼 사자가 갑자기 커다란 검은 당나귀로 변한 것이다. 길쭉한 귀, 윤기 나는 검푸른 털, 탄탄하고 건장한 몸집은 흡사 실크처럼 매끄럽고 반짝였다. “봐, 이게 내 전생의 모습이야.” 검은 당나귀가 입을 열어 말했다. 목소리는 금빛 새끼 사자와 똑같았다. “미쳤어!” 이천후는 이 믿기 힘든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상이 뒤집힌 것 같았다. “그리고 이건 내가 그 전생에 가졌던 모습.” 금빛 새끼 사자는 다시 눈부신 하얀 말로 변했다. 전신이 순백으로 빛나는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이제 믿겠어?” 하얀 말이 이천후의 얼굴에 흰 김을 뿜었다. “믿어...” 이천후는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으며 꿈이 아닌 현실임을 확인했다. 그제야 하얀 말은 금빛 새끼 사자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더니 풀이 죽은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나도 내가 뭔지 모르겠어. 이런 상태가 정말 끔찍해. 넌 이해할 수 있어?” 이천후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존재 이유조차 모르는 이 사자는 자신이 살아 있는 의미와 가치를 알 수 없어 고통스러워 보였다. “내가 살아온 모든 전생의 기억은 희미하지만 그때의 모습은 이렇게 변할 수 있어.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어. 이 공간을 만든 고수가 나를 놀리는 것 같아.” 금빛 새끼 사자는 고개를 저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너는 특별한 존재일지도 몰라. 전설에 따르면 황고 시대에는 윤회자라는 존재가 있었대. 여러 생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들 말이야.” 이천후가 분석했다. “윤회자는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잖아. 그런데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아. 정말로 내가 뭔지 모르겠어.” 금빛 새끼 사자는 괴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너무 신경 쓰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