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장

류예솔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빠의 행동이 총지배인의 행동과 무슨 차이가 있죠?" 이보현은 순간적으로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말이 틀리지 않으니 말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보현을 바라보던 류예솔은 웃으며 말했다. "탓하는 게 아니에요. 모두 각자의 입장이 있었을테니." 이보현은 류예솔 앞에서 그녀의 집안이 저지른 일에 대해 언급할 수 없었기에 그저 침묵으로 답했다. 그리고 류예솔이 다시 말했다. "오늘 오빠를 부른 건, 앞으로 회사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보기 위해서에요." 이보현은 담담한 표정의 류예솔을 바라보았다. 이런 결과에 승복한다는 듯한 표정을 말이었다. 이보현은 긴 한숨을 쉬다 바로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지? 회사를 계속 당신 집안에서 경영을 할 건가. 아니면 김소월한테 있는 모든 주식을 당신 명의 앞으로 돌린 뒤, 당신이 관리를 하겠어? 은행 부채는 우리가 갚아줄게." 류예솔은 그 말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역시... 저를 가장 잘 대해주는 건 오빠 뿐이네요." 이보현은 살짝 웃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류예솔은 대답했다. "지금 집안 상황이 정말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좋지는 않지만 저도 생각이 있긴 한데... 들어보실래요?" "응, 말해봐." 이보현이 말했다. 류예솔은 잠시 고민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예 오빠 쪽 자회사로 들어가는 건 어떨까요. 전문 경영인을 초청해서 저를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이보현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말은 즉슨 아예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말이 아닌가?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해 보았을 때, 현명한 선택이기도 했다. 자회사로 들어가게 되면 그 역시 정당한 루트로 투자할 수도 있고 아무래도 그녀의 회사보다는 더 경험이 많은 전문 경영진들이 있었기에 지금보다는 더욱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녀 혼자 경영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은 분명했다. 비록 그와 그녀의 관계가 좋았기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