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죽으면 안 되지
요트?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선물 스케일에 소은해의 미소가 어색하게 굳었다. 하지만 남아일언중천금, 한번 뱉은 말을 회수할 수도 없는 법이었다.
오히려 김하늘이 손을 저었다.
“아니에요, 오빠. 은정아, 그렇게 비싼 걸 내가 어떻게 받아. 그리고 나 요트 같은 거 필요 없어.”
“아니. 거절은 거절할게. 내 마음이니까 받아둬! 그리고 뭐가 걱정이야. 우리 오빠 몰라? 톱스타 소은해. 오빠가 CF 한 편만 찍으면 충분히 살 수 있는 건데 뭐.”
소은정은 생글생글 웃으며 소은해의 신경을 건드렸다. 나이 차이가 나서 의지가 되는 소은호와 친하긴 해도 오랜 시간 떨어져 있어 왠지 어색한 소은찬과 달리 소은해한테는 왠지 장난을 더 치게 되는 소은정이었다.
소은정의 도발에 소은해도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요트 정도야 뭐. 우리 하늘이가 남도 아니고. 은정이 베프인데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응...”
현실 남매처럼 투닥대는 두 사람을 바라보던 김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 SC그룹의 재산 규모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괜히 더 거절하면 관계가 어색해질 게 분명했다.
“그럼, 감사히 받을게요, 오빠.”
소은해는 장난스레 김하늘의 머리를 헝클였다.
“그래, 착하네. 요트 볼 때마다 오빠 생각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김하늘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이를 눈치채지 못한 소은해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봤지? 소은정, 오빠가 이런 사람이야. 이제 가자.”
소은정은 자연스레 오빠의 팔짱을 끼고 김하늘을 향해 손을 저었다.
“하늘아, 우리 갈게.”
한편, 그 모습을 바라보던 박수혁은 조용히 주먹을 꽉 쥐었다. 3년 동안 그녀는 단 한 번도 박수혁에게 무언가를 사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었다. 아니, 그가 건넨 돈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애교까지 부리며 뭔가를 요구하는 걸 보니 왠지 모를 짜증이 치밀었다.
고개를 돌린 소은정과 소은해도 박수혁, 강서진 두 사람을 발견했다. 방금 전까지 환하게 웃던 소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180도로 달라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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