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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내면의 아름다움

서민영은 전화를 마친 뒤 박예리에게로 다가와 어깨를 두드렸다. “걱정 마. 곧 올 거래. 별 말 안 했어.” 전화를 끊은 박수혁의 표정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 차가운 톤의 수트가 그의 분위기를 한껏 더 차갑게 보이도록 했다. 그 모습에 이한석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대표님….” “박예리 찾아서 옷 값 계산해. 그리고 옷은 소은정에게로 보내.” 서민영은 그 옷을 소은정이 박예리에게로 떠넘긴 것이라 하였지만, 중간 과정을 굳이 듣지 않아도 박예리가 성질을 부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한석은 다시금 그에게 질문하였다. “소은정 아가씨께… 보내는 것 맞습니까?” “그래.” “네, 알겠습니다….” 이한석은 다시 확답을 받은 뒤에야 일을 이행할 수 있었다. 이한석은 곧 박예리가 있는 매장에 들어섰다. 박예리는 매장 사람들의 시선을 참을 만큼 참았다. 겉으로는 공손한 척했으나 모두 그녀의 눈이 없는 곳으로 가 키득거리기 바빴다. 점장의 손에 녹음이 없었더라면, 없던 일로 무르고 자리를 떴을 텐데. 그럴 수가 없었다. 박예리와 서민영을 마주한 이한석은 고갯짓으로 인사를 한 뒤, 곧바로 계산을 하러 향하였다. 이에 박예리는 의기양양하게 다가와 점원에게 말했다. “내가 이 집안 사람 아니었으면 절대 못 샀을 거라고, 이번은 지갑을 두고 왔어서 사람을 부른 거야….” “그럼, 차까지 실어다 드리면 될까요 아가씨?” “그럼 당연히…….” “아, 잠시만요 아가씨.” 이한석이 한 손을 들어 보였다. “대표님께서 물건을 소은정 아가씨께 보내라 하셨습니다. 주소지가 없다면 SC그룹 쪽으로 보내라고….” “뭐라고?” 박예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소은정에게 보내지? 이건 내 옷이야! 옆에 서있던 서민영 역시 놀라 말을 거들 수밖에 없었다. “네, 이건 예리 옷이에요. 소은정이 예리에게 넘긴 거라고요…….” 이한석은 미소지어보인 뒤 대꾸했다. “대표님 지시입니다. 저는 따를 수밖에 없어요.” 곧 그가 점장을 향해 고갯짓하였고,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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