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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이건 내 거야

10억? 순간 파티장의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윤지섭도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게 뭐라고 10억을 불러요?” “딱 봐도 좋은 물건이잖아요. 안 그래요?” 소은정이 입술을 씨익 올렸다. “글쎄요.” 아무리 봐도 그냥 옥으로 만든 담뱃대일 뿐인데 뭐가 좋다는 걸까? 이민혜와 박예리의 날카로운 시선을 느낀 소은정은 두 사람을 향해 여유로운 미소를 보여주었다. 소은정이 이 물건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생각해낸 이민혜와 박예리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이민혜는 소은정더러 야밤에 사당을 청소하라고 시킨 뒤 일부러 담뱃대를 금고 안에 넣지 않고 높은 서랍장 위에 올려두었다. 혹시나 소은정이 “실수로” 이 물건을 깨트리기라도 한다면 가문에서 바로 쫓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가 직접 깨트리고 소은정에게 뒤집어 씌울까도 생각해 봤지만 담뱃대를 목숨보다 더 아끼는 박대한은 특별히 사당에 CCTV까지 설치해 둔 터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비취 담뱃대에 대해서는 한동안 잊고 있던 이민혜였지만 박예리는 “아름다운 꿈” 목걸이로 마카오에서 도박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교계에서 체면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박예리는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다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이런 무모한 계획을 세웠다. 자선 파티 경매에 물건을 내놓으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이미지는 물론, 물건을 다시 낙찰받았을 때 그녀의 재력까지 과시할 수 있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잃어버린 센터의 자리를 어떻게든 되찾으리라 박예리는 다짐하며 이민혜에게 한참을 졸라 겨우 비취 담뱃대를 경매품으로 훔칠 수 있었다. 그리고 온르, 일단 마지막 경매품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이목을 끌며 어깨가 으쓱해진 박대한의 보물이라는 걸 알아본 사람들은 감히 입찰에 뛰어들지 않을 테고 물건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관심도 두지 않을 테니 자신의 완벽하게 계획에 감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소은정도 있을 줄이야. 이민혜는 불안한 듯 손톱을 깨물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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