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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약이든 술

두 사람은 멈칫하더니 갑자기 장대표는 웃는 얼굴을 하고는 소은정에게 와인을 따라 주었다. “본부장님, 저도 계약하러 온 사람입니다. 이 계약서 한번 봐 보시죠. 본부장님이 계약하신다면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대표는 자신의 가방에서 다른 계약서를 건네주면서 말했다. 소은정이 준 계약서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임상희가 건넨 조건 보다 10%를 더 낮춘 계약서였다.” 임상희는 눈알을 굴리더니 다시 그녀를 충고하였다. “소은정씨, 소은호만 믿을 수는 없어요. 곁에 큰 산이 몇 개는 되어야 안전하죠. 소은호도 분명히 당신한테 뭘 바라고 이 자리에 앉혀놓은 거겠지만 소은정씨는 소은호에게서 뭘 바라는 건가요? 그가 당신과 결혼도 안 해줄 건데….” 임상희가 뭐라고 하든지 소은정은 딱히 대꾸할 마음이 없었다. 그녀가 소은호와 자신이 연인관계라고 멋대로 믿고있어도 굳이 해석을 해줄 마음이 없었다. “입고있는 옷 좀 봐, 브랜드도 없고. 인터넷에서 구매 거에요? 아침 출근은 택시로 하고?” 임상희는 자기가 뭐라도 된 듯 소은정을 무시했고 자기 몸에 두른 샤넬 세트를 보여주면서 말했다. “봐봐요. 제가 소은정씨를 속여서 뭐 하겠어요. 그냥 장대표님 믿고 따라가면 돼요. 자, 장대표님이 준비하신 중고 아우디에요. 장대표님이 도와주셔야 우리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소은정씨도 현재 자리를 유지할 수가 있을 거에요.” 소은정이 조용히 자신의 말을 듣고 있자 임상희는 자신이 그녀를 설득했다고 생각하는지 만족스러운 눈빛을 장대표와 주고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얘기들 나눠요.” 룸을 나선 임상희 눈빛이 돌연 매섭게 변하더니 방문 앞에서 어슬렁거리던 낯익은 모습에 다가간 후 말했다. “물건은 준비되었겠지?” 종업원은 덜덜 떨면서 말했다. “약… 이미 와인에 탔어요…” “그럼 됐어.” 임상희는 만족스러운지 입꼬리를 쓱 올렸다. 종업원은 입술을 깨물면서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제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저 여성분 박수혁 전 부인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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