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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뭘 걸 건데

연주가 끝나고 고스트가 다가와 소은정의 손을 잡았다. 미소를 지은 소은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인사를 한 뒤 무대에서 내려왔다. 3년 동안 손이 굳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대를 마치고 고스트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은정아, 그냥 우리 멤버로 들어올래? 몬스터는 강퇴시킬까 봐.” 고스트의 기분 좋은 농담에 소은정이 활짝 웃었다. “몬스터 오빠가 알면 지금 당장 병원에서 달려올지도 몰라요.” “오늘 진짜 너무 좋았어. 이 곡 네가 편곡한 거잖아. 몬스터 말고 이런 호흡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일 거야. 기분 좋다. 예전의 네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아서.” 고스트는 방금 전 무대의 여운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분명 칭찬이었지만 소은정은 왠지 마음이 씁쓸해졌다. 3년 동안 왜 그렇게 바보처럼 산 걸까? 세상에는 재밌는 게 이렇게 많은데. 뭐, 이제라도 정신을 차렸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하지만 고스트는 여전히 집요하게 그녀를 설득했다. “은정아, 그냥 우리 밴드에 들어오라니까. 우리가 함께하면 빌보드 제패는 시간문제야.” 소은정이 거절하려던 순간, 김하늘이 다가왔다. “오빠들, 주접 그만 떠세요. 그리고 우리 은정이 이제는 회사 본부장님이라고요.” 김하늘과 소은정이 백스테이지에서 나오자 한유라는 기다렸다는 듯 소은정을 와락 껴안았다. “역시 우리 은정이야. 아까 사람들 반응 봤지? 네 바이올린 연주는 진짜 최고라니까.” 소은정은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한유라를 떼어냈다. 크레이지 밴드를 섭외한 것도 그녀를 위한 성강희의 배려라는 걸 알고 있었던 그녀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지금쯤이면 박수혁도 강서진도 이미 떠났을 것이라 생각한 소은정 일행은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두 사람은 여전히 성강희, 성준희 옆에 앉아있었다. 두 사람의 눈빛은 방금 전과 뭔가 달라져있었다. 한유라는 코웃음을 치더니 자리에 앉았다. “강희야, 우리 게임이나 하자. 짜증 나는 사람이 있으니까 술맛이 안 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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