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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넌 빠져

현숙명의 말에 소은정이 흠칫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3년 전, 박수혁과 결혼하기 전 이민헤가 이와 똑같은 말을 했었지... 하지만 그때와 달리 소은정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평소 그녀에게 따뜻하게 웃어주던 모습이 전부 가식이자 연민이었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차게 식었다. 그래도 어른으로서 항상 공경하고 따랐었는데... “아줌마, 지금 저한테 경고하시는 거예요?” “뭐 그렇게 받아들인다면야 어쩔 수 없구나. 우리 강희 회사 물려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 그런데 너 때문에 할아버지한테 맞은 것도 모자라서 이사회에서 해임까지 될 뻔했어. 알아?” 처음 듣는 말이었다. 최대한 빨리 수습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사회까지 소집되었다니. 소은정이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 “사실 3년 전, 강희가 널 좋아한다고 했을 때, 나도 내심 기뻤어. 너라면 며느리로 괜찮을 거라 생각했거든. 그런데... 이혼하고 얼마 되지도 않아서 하루가 멀다 하고 스캔들에... 참, 나 원 남사스러워서. 우리 강희가 아니어도 너 좋다는 남자는 차고 넘치잖니?” 고상한 척 말하지만 결국 그녀가 성강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주방 안에서 디저트를 만들고 있는 송지현과 지루한 표정으로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성강희를 본 순간, 소은정은 뭔가 알아차린 듯 눈동자를 반짝였다. 난 아웃이라는 건가? “강희를 위해 이미 결혼 상대를 물색해 두신 것 같네요. 저는 이제 걸림돌이라 이건가요?” 현숙명은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지현이는 착하고 능력도 뛰어나고 요리까지 잘하고 그리고... 남자관계가 깨끗해. 우리 집안에 들어올 며느리라면 그 정도는 되어야겠지.” 소은정은 우아하게 앉은 채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현숙명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그래요. 강희가 아줌마 성격을 물려받았다면... 그 결혼 저도 싫습니다.” 현숙명은 드디어 분노를 드러냈다. “소은정, 지금 어른한테 이게 무스 말버릇이야!” 이성을 잃은 현숙명과 달리 소은정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했다. “아,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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