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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플렉스의 정체

소은정은 그저 미소를 지을 뿐 말을 이어가지 않았지만 그 뒤의 말이 어떤 것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짐작할 수 있었다. 박씨 일가에서 일부러 퍼트린 루머,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아마 영원히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아무렇지 않게 짓밟은 태한그룹 일가의 추악한 행동에 모두들 고개를 저었다. 소은정은 이 자리를 빌려 박씨 일가가 얼마나 비겁한 사람들인지 모두에게 알려주고 싶었고 그 계획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박대한은 처음 느껴보는 당혹감에 눈빛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저 조용히 주먹을 꽉 쥘 뿐이었다. 소은정이 SC그룹의 딸이었다니! 박수혁과 결혼하기 전, 박대한은 모든 인맥을 동원해 소은정의 과거를 조사했지만 아무 정보도 얻지 못했다. 그래서 고아라고 말하는 소은정의 말을 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그래, 고아라고 해도 모든 기록을 지울 수는 없었을 터, 한 사람의 기록이 말끔하게 지워졌을 땐 어떠한 세력의 간섭이 있음을 의심했어야 했는데! 반면 박수혁은 또 다른 이유로 충격에 잠긴 상태였다. 소은정의 진짜 정체보다도, 소은정이 SC그룹의 대표로 된 것보다 그에게 더 큰 충격을 안긴 건 바로 이혼이 정확한 선택이었다는 말이었다. 그와 결혼이 실수였다고 말할 정도로 끔찍했던 걸까? 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한 마디 더 묻겠습니다. 항간에 소은정 씨와 박수혁 씨의 이혼 사유가 박수혁 씨의 불륜 때문이었다는 소문이 돌았었는데. 사실입니까?” 기자는 이 기회를 빌려 이혼 당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또 다른 루머에 대해 질문했다. 파티장은 또다시 사람들의 술렁거림으로 가득 찼다. 기자의 질문에 서민영은 혹시 누군가 그녀를 알아볼까 고개를 푹 숙였다. 이제 그녀가 상간녀라는 사실이 온 세상에 알려질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분명, 소은정이 우스워지는 꼴을 보기 위해 온 건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기자의 질문에 흠칫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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