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정가현이 침묵하자 도유리는 점점 더 기고만장해져서 결산하러 가는 그녀의 뒷모습에 대고 끝없이 쫑알거렸다.
"변성그룹에서 버려진 신짝 주제에 잘난 척은? 나보다 잘난 거 뭐 있다고! "
소리는 비록 높지 않지만 정가현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너 뭐라고 했어? "
정가현은 발걸음을 멈추고 싸늘하게 뒤돌아 그녀를 노려봤다.
정가현의 칼날 같은 눈초리에 도유리는 순간 식겁했지만 이내 남자 친구를 믿고 10원짜리 입을 놀려댔다.
정가현의 안색은 점점 더 싸늘해졌고 분위기는 순간 어둠에 휩싸였다.
"내가 그냥 너 봐주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심은 대로 거두게 해줘야지. "
도유리는 정가현이 복수라도 하려고 들까 봐 잠시 조마조마했는데 그녀는 그냥 뒤도 안 돌아보고 그대로 떠나버렸다.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거든! 내 남자 친구 운주그룹 차장이야! 네가 뭔데 날 협박해! 내가 너 가만둘 것 같아?"
도유리는 정가현이 떠난 방향에 대고 분주히 주둥이를 나불대며 아까 잠시 겁먹었던 자신을 위로했다.
그녀는 정가현의 협박을 완전히 무시한 채 전충재의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렸다.
"오빠, 유리는 BMW오픈카가 갖고 싶어. 우리 오빠 최고지? 빨리 보러 가자."
전충재는 잠시 안색이 굳어졌다. 이러다 1년 연봉을 날리게 생겼다.
하지만 도유리와 딜러들이 보고 있는데 돈이 없다고 말하기 창피해서 하는 수 없이 대범하게 승낙했다.
두 사람은 팔짱을 낀 채 아주 다정하게 행동했지만 나이 차이가 너무 많다 보니 커플보다는 아빠와 딸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두 사람은 뭇사람들의 불가사의한 눈빛을 받으며 BMW 판매 구역으로 걸어갔다.
그때, 갑자기 ‘촤악’하는 소리와 함께 옆 매장에 며칠 동안 묵혀뒀던 더러운 세차 물이 두 사람을 향해 사정없이 날아왔다.
전충재는 재빨리 2미터나 옆으로 도망갔지만 그래도 옷에 덕지덕지 더러운 물이 튀었고 1초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미니스커트를 입고 미모를 뽐냈던 도유리는 찰나의 순간에 시큰시큰한 구린내가 나는 물에 빠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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