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장
이 여자 사람이라고?
애인?
게다가 둘씩이나?
변서준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당신 지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야? 여자로서 몸가짐 제대로 못 해?”
몸가짐과 뭔 상관이지?
정가현은 웃음이 나왔다.
“변서준 씨, 잊었나 본데 우리 이혼했어. 그게 당신과 뭔 상관이야? 지금 질투해?”
“질투는 개뿔.”
변서준은 목이 막혔다.
생각해 보니 확실히 그녀에게 뭐라 할 권리가 없었다.
말문이 막힌 변서준은 하는 수없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머리를 돌렸다.
“어젯밤 그 문자는 뭐야?”
“무슨 문자?”
변서준은 그녀의 눈동자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지영이 폭행당하고 하마터면 모욕당할 뻔한 거, 네 짓이야?”
정가현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변서준과 눈을 마주쳤다.
“당신 생각은 어때?”
그러더니 도도하고 시크하게 돌아서서 한 마디만 남겼다.
“당신 약혼녀한테 신경 좀 써. 그 여자는 심리적인 감수 능력이 너무 떨어져. 이번에는 아마 상황이 썩~”
변서준이 그녀 가까이 다가가려는데 두 경호원이 막아섰다.
“회장님.”
마침 윤태진도 도착했는데 웬일인지 안색이 무거웠다.
변서준도 더는 정가현을 쫓지 않고 뒤돌아 5층 흡연실로 향했다.
“상황이 왠지 이상합니다. 어제부터 조사 중인데 상대가 아마 미리 이런 상황을 예상했던지 증거를 전부 치워버렸더라고요. 아직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습니다.”
윤태진은 잠시 멈칫하더니 변서준을 힐끔거리며 안 좋은 말을 하려는 것 같았다.
그러자 변서준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윤태진에게 나가보라는 눈짓을 했다.
이때 윤태진이 눈 딱 감고 말했다.
“엔젤의 유한진이나 TG그룹 탁성화나 모두 우리 사람들을 피해 빠르게 증거를 인멸할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 모두 정가현 씨와 사이가 아주 가깝죠.”
그 말인즉 정가현을 의심한다는 뜻이다.
변서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
아까 문자에 관해 물어봤을 때, 그녀는 분명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모지영이 저런 일을 당한 게 그녀의 짓이냐고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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