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정가현은 여전히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
그녀는 머리를 돌려 탁성화를 바라보았으나 탁성화는 안색이 하얗게 질린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 누나...... 나 러버 못 춰. 어떡해?”
정가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를 탓하지도 않았다.
이때 변서아가 불쑥 끼어들더니 깔깔거리며 말했다.
“탁성화 도련님도 너 도울 수 없게 됐네? 어떡하지? 만약 아무도 너와 함께 춤을 추려고 하지 않는다면, 너 완전 쪽팔리겠다.”
정가현은 아무 말 없이 이 자리에 있는 남자들을 훑어보았다.
몇몇 도련님들은 정가현의 예쁜 미모에 반해 나서려고 했다가 함께 창피라도 당할까 봐 결국 포기했다.
2분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그녀와 함께 춤을 추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변서아의 입꼬리도 점점 더 올라갔다.
그녀를 향해 야유를 보내려는 그때, 갑자기 사람들 뒤에서 남자의 힘찬 중저음이 들려왔다.
“정가현 씨, 저와 함께 추실래요?”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리니 변서준이 어느새 파티장에 돌아와 카펫 위의 정가현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변서준은 먼저 떠난 것이 아니라 단지 여자들의 전쟁에 끼어들기 싫어 조용한 곳을 찾아갔을 뿐이다.
하지만 모지영은 이미 탱고를 끝냈으니 정가현의 옷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만약 변서준이 그녀와 함께 탱고를 춘다면 그는 그녀의 문제점을 커버해 줄 수 있기에 적어도 창피를 당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좋은 마음으로 이런 제안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서준아......”
“오빠!”
모지영과 변서아가 거의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변서아는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
“오빠 왜 저 여자 도와줘? 오빠 약혼녀는 지영 언니야! 오빠가 이러면 사람들이 지영 언니를 어떻게 생각하겠어! 지영 언니 생각은 안 해?”
모지영은 눈시울을 붉힌 채 가련한 표정으로 아무 원망도 하지 않았다.
사실 속으로는 이미 열 백번도 정가현을 찢어 죽였다.
만약 정가현이 변서준의 요청에 동의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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