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변서준의 표정을 보아하니 이미 그 배후를 알아낸 모양이다.
그래서 변서준도 두 사람에게 죄를 물으러 온 것일까?
변서준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이때 윤태진이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아무리 이혼했어도 시어머니고 시누이였던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다니?
모지영의 착한 모습이 그의 마음속에서 다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정가현은 그를 힐끗 쳐다보며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고 다만 변서준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해?”
변서준이 입을 열려는데 이민주가 달려와 그를 부둥켜안고 정가현의 악행을 꼰질렀다.
“아들, 저 지독하고 천박한 물건이 네 동생 어떻게 했는지 똑똑히 봐! 게다가 집까지 다 깨부쉈어! 이런 물건은 콩밥 먹여야 해! 평생 감옥에서 썩게 만들어야 한다고!”
변서준의 미간은 점점 더 깊어졌다.
다들 변서준의 결단을 기다리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 정가현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정가현은 여전히 침착하고 태연하며 이미 모든 대책을 다 세운 듯 당당해 보였다.
아들이 돌아오자 이민주는 다시 득의양양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들이 반드시 자기 손을 들어줄 거라고 확신하며 정가현의 처참한 결과를 기다렸다.
모두의 시선 속에서 변서준은 긴 다리를 움직여 정가현에게 성큼 다가갔다.
그 모습에 경호원들이 두 걸음 나섰지만 정가현이 제지하는 바람에 다시 뒤로 물러섰다.
궁금했다. 과연 변서준은 어떤 생각일까?
변서준은 정가현과 반 미터쯤 되는 거리에서 발걸음을 멈추더니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엄마와 서아가 먼저 널 해치려고 했으니 네가 화날 만도 해. 내가 대신 사과할게.”
그 말에 모두가 경악했고 정가현은 침묵에 빠졌다.
그녀는 그가 화를 내고 엄마와 동생의 편을 들어줄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의 폭주를 감싸줬을 뿐만 아니라 사과까지 한다고?
그녀는 처음으로 변서준이 사리가 밝고 책임감이 있으며 남자답다고 생각했다.
이때 옆에 있던 이민주가 버럭 화를 내며 변서준의 팔을 부여잡고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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