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장

가현은 슬리퍼를 신으면서 그를 관찰했다. 또 코트를 벗어 그에게 건네주었다. 변서준은 1초 동안 어리둥절했고 긴 속눈썹이 약간 늘어져 있고, 얼굴은 허옇다. 그는 가현이 건네준 코트를 얌전하게 받고 옷걸이에 걸었다. 계속 입을 열지 않아 평소에 애써 정성스럽게 하는 그와 전혀 다르다. 가현의 표정이 점점 무거워지다. 변서준은 전혀 눈치를 못 체고 머리를 돌려 거실 벽의 시계를 쳐다보았다. 벌써 점심이 다 되다. 그는 스스로 부엌으로 가서 밥을 준비를 했다. 가현은 패기있게 소파에 앉아 붉은 입술을 살짝 내밀고 입을 열었을 때 입을 다물지 못하고 냉담한 말투였다. "이리 와." 변서준의 넓은 등이 굳어지자 순순히 몸을 돌려 그녀의 앞으로 가서 섰다.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고 다소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누군가가 전에 스스로 나를 우러러보게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변서준은 서서 움직이지 않아 마음이 좀 불편했다. 왜냐하면 그는 그녀가 자신에 대한 태도가 여전히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유한진은 과연 그녀에게 그가 그녀를 구했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가? 그래서 가현이 오늘 돌아오자마자 그가 임해정와 함께 자선파티에 간 장부를 계산해야 한가? 공과가 상쇄될 줄 알았던 그는 갑자기 명치가 막혀 숨이 막혔다. "응?" 위풍당당한 의성어로 여자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가현을 기다리는 것이 좀 귀찮다. 변서준은 2초 동안 멍해졌고 한쪽 무릎을 꿇고 천천히 그녀의 앞으로 쪼그리고 앉았다. 눈동자는 여전히 아래로 처지고 속눈썹은 가볍게 떨렸다. 가현은 그의 기분이 매우 어색함을 느꼈고, 마음이 더욱 이상해져서, 손끝으로 그의 턱을 가볍게 건드려서 하여금 얼굴을 치켜세우게 했다. 눈을 마주 보다. 변서준은 눈꼬리가 약간 붉고 검은 눈동자 속에는 감추려 했지만 감추지 못한 억울함이 약하다. 마치 그녀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나른하고 무고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다. 가현은 눈썹이 더욱 찌푸려졌다. 아직 아무것도 묻지 않았는데, 벌써 억울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