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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감독은 멀찌감치 숨어서 몰래 속을 태우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특별히 빌려온 원나라 청화자로 가치가 어마어마한 것도 있지만 이건 배상 문제뿐만 아니었다. 탁성화의 팔이 점점 더 위로 올라갈수록 사람들의 안색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들의 모습에 탁성화가 코웃음을 치며 청화자를 내팽개치려는데 누군가 그의 팔목을 낚아챘다. 깜짝 놀란 듯 뒤를 돌아보자 싸늘한 정가현의 두 눈과 시선을 마주쳤다. “그거 내려놓고 당장 사과해!” 그러자 탁성화가 거들먹거리며 대답했다. “당신이 뭔데 사과해라 마라야!” 그러자 고은숙이 얼른 웃으며 설명했다. “성화 씨, 이분은 어제 새로 부임한 매니지먼트 부서 부장님이세요. 바로 성화 씨의 스케줄을 강행한 장본인이죠. 제가 그렇게 말렸는데 결국 제 멋대로 결정하셨더라고요.” 그 말에 탁성화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흉악한 표정으로 정가현을 노려봤다. “아, 당신 짓이었어? 나 이틀째 촬영했는데 하루 쉬면 뭐 어때서? 두 번째 출근에 감히 내 휴식을 막아?” 탁성화가 정가현에게 분노를 터뜨리자 고은숙은 흥미진진하게 멀리서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정가현은 이 애송이와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어 시큰둥하게 다시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사과할래, 말래?” 탁성화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 여자는 안 때려. 하지만 이건 당신이 자초한 거야!” 그 말에 사람들은 정가현의 처참한 최후를 상상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때리는 소리가 나기도 전에 금세 장내가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정가현이 아닌 탁성화의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으아악! 아파! 아프다고! 나 팔 나갈 것 같다고!” 사람들이 머리를 드는 순간, 탁성화는 이미 바닥에 엎드린 채 두 손을 정가현에게 제압당하고 엉덩이를 밟혔으며 기괴한 자세를 하고 있었는데 그 화면은 말로 할 수 없이 우스꽝스러웠다. 반면 정가현의 표정은 여전히 무덤덤했고 사람들은 그녀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심지어 옆에 있던 매니저와 보조들도 정가현의 행동에 반해 말리는 것도 깜빡 잊었다. 사람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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