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장

”그래 맞아.” 그녀의 말투는 차분했다. 그의 반응이 커지자， 정가현은 계속해서 말을 했다. "대충 계산해 봤는데, 이제 네 빚도 거의 다 갚았으니, 계약을 해지하면 오히려 네가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럼, 당신은 계속해서 변씨 가문의 도련님이 될 수 있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녀에게 진 빚을 갚는 것이 그의 지금까지의 목표였다. 그러나...... "전에 네가 말했듯이, 빚을 다 갚고 나면 더 이상 나와 얼굴을 마주치지 않고 영원히 낯선 사람으로 지낸다는 거 진심이야?" 정가현의 눈빛은 진지해졌다. "맞아." "그럼 나 사인할 수 없어. 당신이 삼 년을 일 년 치로 삼겠다고 했는데, 이제 겨우 반달만 지났는데 나 아직 제대로 갚지 못했어!"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볼이 불룩해지면서, 가지고 있던 계약 해지서를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정가현은 손을 내밀지 않았고 표정은 다시 냉담해졌다. "변서준, 억지 부리지 말고 사인해!” 변서준은 그녀에게 혼나서 매우 울적했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몸을 옮기고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고, 말속에는 조금 기가 죽어 있었다. "내가 박천일을 내보내고, 다친 척하고 너를 속여서 아직도 나한테 화나고 있어? 가현아, 다음에 다시는 널 속이지 않을게. 더군다나 어젯밤에 나를 벌해줬고 모지영의 일로 나를 억울하게 했으니 서로 퉁치셈하고 그만 화내......" 정가현은 진지하게 그의 손을 떼어내고 말했다. "나 화 안 났어. 이성적으로 판단했기에 너를 놓으려고 하는 거야. 이제부터 각자 편안한 삶은 사는 거, 당신이나 나나 모두에게 좋을 것 같아."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가 한 일은 더 이상 그녀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는 것인가? 이것은 그녀가 더는 그를 신경 쓰지 않고 그에게 원망과 혐오조차도 남아 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인가? 변서준은 상당히 울적했다. “그럼 그냥 화내. 난 널 놓고 싶지 않아서 이 계약 해지서에 사인 안 해.” “변서준!” 정가현은 눈썹을 찌푸리고 어두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