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장

가현은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그래, 알겠어”라고 말했다. 변문동이라는 너구리, 임해정이 그를 부성시에서 내보낸 거 아니었나? 이렇게 빨리 돌아오다니. 생각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아직도 자닥을 닦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어깨가 넓더니 허리가 좁고, 흰 셔츠에 검은 정장바지를 입어 의외로 멋있다. 부성시 굴지의 변서준부터 이렇게 하인까지 적응이 되게 빨라고, 예전에 비슷한 일을 겪지 않았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빨랐다. 아니면, 얘는 비인간적인 훈련을 해본 적인 있나? 비록 매우 굴욕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도 불고하고 그의 온몸이 마치 진귀한 분위기가 뼛속에 담겨있는 것처럼 뿜어져 나왔다. 또한 가현은 그가 키가 넘 커서 바닥을 문지르고 다리를 구부리고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고, 잠시 문지르고 나서야 다시 땀을 흘리기 시작했고 입술에 핏자국도 물어뜯었다. 이런 자세로......그는 피곤할 뿐만 아니라 너무 고통스러운 것 같다? 허리가...... 가현은 다가와서 “그만 닦아, 나랑 같이 회사로 가자, 돌아와서 다시 해.”라고 했다. 말을 미치자 고개를 돌려 가다가 한숨을 나쉬는 그를 쳐다보았다. 일어날 때 반사적으로 오른쪽 허리를 짚고 무릎도 비비다. 가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쌀쌀하게 시선을 돌려 나섰고, 변서준은 그녀의 뒤를 따라 차에 탔다. 변성건설. 회장사무실에 도착한 문도 닫히지 않고 살짝 틈이 열리고 있다. 변문동이란 너구리 우락부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갔는지 전화해! 빨리 오라고! 변씨가문이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이혼녀가 언제 책임질 차례야......” 가현은 문간에서 한참을 듣고 있다가 고개를 돌려 변서준에게 “ 이따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라고 물었다. 변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솔직히 말하지.” 이에 가현은 만족한 듯 눈을 돌려 문을 열고 들어가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라보면, “변 삼촌, 오랜만에 뵙는데 불같은 성격이 여전히 하시네요, 어쩐지 어르신께서 전에 변성건설을 너에게 넘겨줄 수 없었던 것도 이해했네요.” 이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