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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장

독종이다! 얼얼해진 두 뺨 때문에 눈물을 그렁거리며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임해정이다. 도자기같이 하얗던 뺨에 선명하게 남은 손바닥 자국과 피 터진 입술까지, 임씨 가문 귀한 딸으로써의 위풍은 온데간데 없고 그토록 처량해 보일수가 없었다. 입술을 꽉 깨물며 흐느끼고 있을때, 정가현이 임해정의 턱을 움켜잡고 강제로 고개를 들게 하더니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역시 맞아봐야 아픈줄을 안다니까. 그렇게 모함해놓고도 오늘같은 날이 올줄은 몰랐어요?” 수치심과 모욕감에 미칠 지경이지만 퉁퉁 부어오른 얼굴의 고통으로 인해 도저히 입을 열수가 없는 임해정이다. 결국 이민주와 변서아가 보다 못해 무대로 올라오더니 만신창이가 된 임해정을 데리고 주눅이 들어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말은 못하고 죽일듯이 살벌한 눈빛만을 정가현에게 보낸채 말이다. 그래봤자 정가현에겐 딱히 위협이 되지 않는다. 약해빠진 루저들만이 저런 저급한 방법으로 상대에게 겁을 주려 하니까. 그렇게 세 사람이 떠나고도 연회장 분위기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정가현이 츠루의 사부라고 할때까지만 해도 그저 충격에만 빠져있던 사람들은 대놓고 임해정을 손 보는 모습에 이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다행히 얼어붙은 분위기는 츠루가 모씨 가문 연회에 대한 축복의 메세지를 남긴 뒤로 점차 느슨해져갔다. 이번 연회는 살짝 삐걱거리긴 했지만 츠루 사부의 축복을 얻어낸것 만으로도 성공한것과 다름이 없었다. 인은미와 모진덕은 입이 귀에 걸려 정가현을 극진히 대접해줬지만 이런 대접이 어색했던 정가현은 이내 핑계를 만들어 인적 드문 조용한 복도로 걸음을 옮겼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걸 확인한 정가현이 익숙하면서도 낯선 연락처로 연락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은 들떠보이는 중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떠난 뒤로 소식 뚝 끊기더니 유씨 가문에서 너 죽었다고 소식 올린거 보고는 며칠을 잠도 못 잤단 말이지. 별일 없다니 다행이야......” “골칫덩어리들이 훨씬 오래 산다는데 제가 그리 쉽게 죽을리가요.” 그 말에 츠루가 웃음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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