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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장

그 말에 변서아의 눈빛에 다시금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벌써 정가현의 처참한 말로를 보며 느끼게 될 쾌감에 기대가 앞선 모양이다. ...... 정가현은 하인을 따라 백스테이지 탈의실에 왔다. 모연진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조용히 뒤를 따라왔다. “아가씨께 맞는 사이즈 사복들입니다. 고르시죠.” 하인이 예의바르게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다섯벌이 옷을 가리켰다. 정가현이 대충 한벌 고르려고 손을 뻗은 순간, 모연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긴 내가 있을테니까 다들 나가봐.” “네.” 다들 자리를 뜨고 탈의실엔 모연진과 정가현 두 사람만 남게 된다. 모연진이 잔뜩 찡그린 얼굴을 하고 휠체어를 밀더니 창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여기 2층 하수구 배관으로 내려가면 오른쪽에 샛길 하나가 있을거예요. 30메터쯤 더 가면 쪽문 하나가 있을건데 몰래 문 열어두라고 했어요. 보안 요원들도 없을거고......” “설마 지금......저더러 도망치라는 말씀이세요?” 정가현이 피식 웃어보였다. “아니면요?” 모연진이 이내 정가현을 창가 쪽으로 끌고오며 말했다. “정말 겨루기라도 할거예요? 패한 전적도 없거니와 이건 분명 변씨 가문에서 아가씨 궁지에 내몰려고 하는거잖아요. 진짜 겨뤘다간 겨우 목숨만 부지할 정도로 피떡이 될텐데.” 진지하게 퇴로를 확보해주는 모연진의 모습에 어딘가 모르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정가현이다. 안면 튼지 겨우 보름밖에 안 됐는데. 묵묵부답인 정가현을 보던 모연진이 뭔가를 눈치챈듯 다급히 한 마디 거든다. “착각하지 마요, 정가현 씨 걱정돼서 그러는거 아니니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가 우리 가문에서 다 덮어쓰게 될까 무서워서 그러는거예요! 그러니까 얼른 가요, 사람들한텐 내가 알아서 설명할테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정가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굳건히 자리에 서있는다. “전 안 갈건데요. 왜 제가 질거라고 그렇게 확신을 하세요?” 정가현의 견결한 눈빛에 혹한 모연진도 그녀가 마스터를 이기는 모습을 보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정가현은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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