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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장

그녀는 재빨리 비수를 뽑았다. “다들 멈춰!” 박세율을 큰 소리를 지르고 비수를 자기 손목에 댔다. “안 들여보내면 손목 긋는다?” 한창 싸우고 있던 경호원들은 박세율의 목소리에 동작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가씨, 이러지 마세요, 이런 일 때문에 자해할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강기영은 박세율을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랐다. “아가씨가 다치시면 제가 사모님께 뭐라고 말씀드려요?” “너희들도 알다시피 난 성안시 박씨 가문이 애지중지하는 둘째 딸이야. 만일 내가 다치기라도 하면 박씨 가문이 과연 너희들을 가만둘까? 아니, 너희들은 아주 큰 대가를 치르게 될걸?” 박세율은 경호원들이 분명 그녀의 말에 겁먹을 거로 생각하고 강기영에게 눈짓하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너희들 가족들까지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면 당장 비켜.” “아가씨, 이럴 필요까지 없지 않습니까?” 경호원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는 역시 망설이며 말했다. “각자 한 걸음씩 물러나는 건 어떨까요? 아가씨는 돌아가시고, 저희는 오늘 일이 없었던 거로 치고.” “안돼! 난 올라가고 말겠어.” 박세율은 갑자기 비수를 바닥에 던졌다. 이때, 3층 경호원들의 주의력은 모두 박세율의 몸에 쏠렸다. 강기영은 그 틈을 노려 부하들과 함께 순식간에 유씨의 경호원들을 제압했다. 원래는 승부를 가리기 어려웠던 상황이 순식간에 박세율의 쪽으로 기울어졌다. “전 진심을 담아 대화로 해결하려는 생각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비겁한 수를 쓰십니까!” “비겁하다니.” 박세율은 냉소를 지었다. “사람은 머리를 써야지.” 말을 마치고 손을 흔들어 유씨의 경호원들을 치우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때, 계단 아래에서 분노가 담긴 남자 목소리가 울렸다. “허, 머리를 잘도 굴리네.” 유한진은 차갑게 웃으며 계단 위로 올라왔다. 박세율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감추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적나라한 혐오로 가득했다. “지금 당장 제 별장에서 나가 주세요. 누추한 곳이라 아가씨 같은 귀하신 분이 있을 곳이 아닙니다.” 박세율은 급히 머리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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