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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장

“무슨 일?” “13년 전 3월 14일,너 어디 있었어? 부성시의 가로수 길에 간 적 있어?” “기억 안 나” 정가현은 고개를 돌리고 여전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이미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날 리가 없었다. “좋아, 그럼, 이렇게 물을게.” 변서준은 화를 내지 않고 내심 있게 물었다. “13년 전 3월 14일에 교통사고가 났었어. 세 사람이 즉사했고 차 뒷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아이만 살았어. 어떤 여자아이가 구해줬지.” ‘왜 이런걸 묻는 거지? 설마 그 남자아이가 바로 변서준인가?’ 정가현은 무언가를 찾는 듯한 변서준의 눈빛을 바라보다, 갑자기 일부분 기억이 되살아났고 부서진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날, 그녀는 사람을 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우연히 벌어진 일이었다. 하여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부성시에 가게 된 이유도 한 가지 중요한 일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일은 유씨 가문의 비밀과 연관되어 있어 변서준한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변서준이 조사를 계속하기도 바라지 않았다. 그 일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 다른 사람이 연루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몰라.” 정가현은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다른 일 없으면, 이만 갈게.” 변서준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막으려 하다, 정가현의 차가운 눈빛에 찔려 다시 움츠렸다. “변서준 씨는 지금 모지영 씨의 약혼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그럴 시간에 지금 침대에 누워 요양 중인 약혼녀 걱정이나 더 하시죠.” 정가현은 비꼬는 말만 남긴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몸을 돌리는 순간, 변서준 눈동자의 깊은 곳에서 스쳐 지나가는 실망의 빛을 발견했다. 비록 뚜렷하지 않았고, 한순간뿐이었지만, 여전히 정가현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 ‘실망할 게 뭐가 있다고.’ 비록 의아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의 변서준은 정가현한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니 발목이 잡힐 리가 없었다. 정가현은 생각을 거두고 우아하게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변서준이 막지 않았기에 그녀는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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