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버림받은 강아지 같은 모습에 심민아는 마음이 아팠다.
도려욱은 얼른 달려와 외투를 벗어 박지훈에게 덮어주었다.
박진호는 박지훈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리고 박지훈이 물을 뱉어내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
“지훈아, 무슨 일이야.”
도려욱은 옆의 심민아를 보면서 화를 내며 얘기했다.
“물어보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요? 분명 심민아 씨가 한 짓이겠죠! 이런 일을 저지른 게 한두 번도 아니니까요!”
심민아는 도려욱이 신경을 곤두세운 채로 본인을 의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한 게 아니에요.”
박진호는 심민아를 쳐다보지도 않고 품에 안은 박지훈을 보면서 물었다.
“누가 널 민 거야?”
박지훈은 시선을 들어 심민아를 보더니 퉁퉁 불은 손가락으로 심민아를 가리켰다.
“저 사람이...”
박진호는 실망한 눈빛으로 얘기했다.
“지훈이가 물을 무서워한다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물에 빠뜨리다니. 민아야, 너 정말 방성훈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하겠다는 거야?”
물을 무서워한다고?
박지훈의 눈동자를 마주한 심민아는 전에 정민우가 얘기했던 것이 떠올랐다.
‘심민아’는 생일 파티를 한다는 이유로 바다에 나갔다가 4살짜리 박지훈을 바다에 빠뜨려버렸다.
‘그때부터 물을 무서워하게 된 건가?”
많은 사람들은 심해 공포증이 있다.
바다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그 무기력함과 질식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고작 4살이었던 박지훈은 더욱 두려웠을 것이다.
심민아는 뭐라 얘기하려고 했으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쿵.
이윽고 어두워진 하늘에 번개가 쳤다.
그리고 소나기가 쏟아졌다.
한동욱이 차에 시동을 걸면서 물었다.
“대표님, 사모님을 기다리시나요?”
박진호는 품에 안고 있던 박지훈을 도려욱에게 건네준 다음 차에서 우산을 꺼내려고 했다.
그러자 바로 앞에서 방성훈의 차가 멈춰 선 것을 발견했다.
박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비웃듯이 얘기했다.
“아빠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요. 연인이 데리러 왔으니까요.”
박진호는 우산을 내려놓고 실망한 눈으로 얘기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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