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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박진호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는 충동처럼 방성훈이 보낸 문자를 지우려고 화면을 밀고 있었다. 그런데 지우기 전에 맞은편 방에서 심민아가 문을 열고 나왔다. 그녀는 그가 기다리는 줄 알았는지 망설임 없이 박진호의 방으로 들어왔다. 방은 전체적으로 잿빛 톤으로 꾸며져 있어서 묘하게 어둡고 압박감이 느껴졌다. 그녀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조만간 더 밝은 느낌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침대 머리맡에는 둘만의 웨딩사진 말고, 아이들까지 네 식구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걸어 둘 계획까지 했다. 밤도 깊었고, 심민아는 옷을 갈아입고 쉬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옷장을 열어 보니 그녀의 옷이라고는 한 벌도 없었다. “결혼 6년 내내 우리는 다른 방에서 지냈어. 네 옷이 여기 있을 리 없지.” 박진호는 가운만 걸친 채 어깨와 쇄골을 은근히 드러냈다. 가운 틈으로 다부진 가슴 근육까지 어렴풋이 보였다. 심민아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나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사람과 방을 따로 썼지? 말도 안 돼, 완전 미친 거 아니야?’ “우리 같은 방에서 자면 안 될까? 요즘 날씨가 쌀쌀해졌는데, 내가 추위를 많이 타서...” 약간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하면서도, 그녀의 눈은 박진호의 가슴 근육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저 탄탄한 근육 손바닥으로 만지면 기분 짱일 텐데!’ 박진호는 차가운 표정으로 짧게 대답했다. “네 방에도 난방은 돼.” “난방하면 공기가 너무 건조하잖아. 몸에 안 좋아.” “가습기도 있는데.” 계속되는 그의 거절에, 심민아는 손가락 두 개를 세워 맹세하듯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나 여기로 와도 잠만 잘게! 다른 생각은 없어!” “...” 병원에서 깨어난 후, 심민아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살아 숨 쉬는 생동감이랄까, 그가 좋아했던 예전의 심민아와 쏙 빼닮은 느낌이었다. “말이 없으면 허락한 걸로 알고 짐 옮겨 올게.” 그녀는 박진호가 마음을 바꾸기 전에 얼른 옮겨야겠다고 생각하며 서둘러 문 쪽으로 갔다. 그러나 박진호가 그전에 휴대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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