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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작은 의자를 가져온 심민아가 품에 안고 있던 박수연을 조심스레 그 위에 앉혔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들고 있던 구운 소시지와 우유를 쥐여 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수연아, 걱정하지 마. 엄마가 복수해 줄게.” “엄마, 이거 쓰면 손이 안 아파.” 박수연은 어디선가 작은 막대기를 찾아와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가 손을 다치면 마음이 아플 테니까. “어머, 우리 딸이 엄마 생각도 해 주네.” 심민아는 기특한 딸이 사랑스러운 듯 깊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문을 잠근 채 막대기를 들고 방서현 일행에게로 다가갔다. “지금 뭘 하려는 거야!” “방성훈이랑 강소라가 시간 없어 널 제대로 못 가르치니, 내가 대신 가르쳐 줄게.” 심민아는 도망치려는 방서현을 홱 붙잡고 바지를 벗기더니 막대기로 엉덩이를 힘껏 후려쳤다. 곁에서 박수연을 괴롭히던 무리도 죄다 붙잡혀서 엉덩이를 맞았다. 잠시 후, 잡동사니 방 안은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박수연은 소시지를 한 입, 우유를 한 입 먹으며 두 눈을 반짝였다. ‘엄마 진짜 멋져!’ 쿵쿵쿵! 밖에서 선생님이 다급히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고, 선생님은 바닥에 엎드려 우는 아이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특히 방서현의 엉덩이는 빨갛게 부어올라 마치 원숭이 궁둥이 같았다. “수연이 어머니, 지금 이게 무슨 짓이에요!” 선생님이 급하게 따졌지만, 다음 순간 심민아가 들고 있던 막대기를 그녀의 앞으로 쑥 내밀며 대꾸했다. “제가 뭘 하냐고요?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어요. 버릇없는 애들은 혼 좀 내줘야죠.” “이건 너무 극단적이에요! 아이들 장난에 어른이 어떻게 손을 대나요?” “장난이라고요? 그러면 저도 똑같이 장난 좀 쳤을 뿐이에요. 그런데 애들은 조금만 장난해도 울고불고 난리네요. 선생님도 장난 좀 쳐 볼래요?” 심민아의 해맑은 미소와 달리 막대기는 이미 선생님의 목 부근에 닿아 있었다. 선생님은 반사적으로 자기 엉덩이를 감싸 쥐었다. 잠시 후, 방서현에게서 연락을 받고 달려온 강소라와 방성훈, 그리고 다른 학부모들이 줄줄이 도착했다. 방서현의 처참한 꼴을 본 강소라는 이성을 잃고 심민아에게 달려들었다. 다른 부모들도 합세해 동시에 심민아를 제압할 기세로 보였다. 원래도 거친 싸움에 자신 있는 사람들이었고, 게다가 상대는 고작 혼자였다. ... 박진 그룹 본사, 회의실. 중요한 회의가 한창이었는데, 한동욱이 다급히 들어와 보고했다. “큰일입니다, 대표님. 사모님이 유치원에서 누군가와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상대가 적어도 여섯 명쯤 되는 것 같습니다.” 박진호는 눈빛이 차가워지며 재빨리 외투를 챙겨 회의실을 나섰다. “차 준비해.” 유치원에 도착한 그는 선생님의 사무실로 급히 뛰어갔다. 속으로는 심민아가 일방적으로 맞는 참혹한 장면을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본 상황은 달랐다. 학부모, 선생님, 아이들 할 것 없이 모조리 구석에 모여 웅크린 채 울고 있었던 것이다. “울긴 왜 울어. 참아.” 심민아가 싸늘한 눈길을 보내자, 조금 전까지 서럽게 울던 사람들은 죄다 입을 막고 울음소리를 죽였다. 그 꼴이 어이없고 우스울 정도였다. 박수연은 심민아의 손목을 꼭 붙잡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엄마, 손목 아프지 않아?” 박진호는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무심한 듯 물었다. “손목은 왜?” 심민아는 한쪽 구석에서 훌쩍거리는 이들을 힐끔 본 뒤 담담히 답했다. “때리느라 힘 좀 썼어.” 구석에 쭈그리고 우는 무리를 상대하다 보니 손이 좀 욱신거린다는 의미였다. 그 말을 듣자 박진호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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