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화
‘우어어, 신이시여. 어떻게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한선우의 외삼촌이 날 사랑한다는데, 저는 이미 다른 사람하고 결혼했다고요!’
게다가 지금 여름은 온 마음이 상처투성이라 한동안은 도저히 사랑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저, 죄송해요. 저, 저는 대표님을 그냥 편안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다행이네요. 친구로는 곁에 있을 수 있어서.”
양유진은 침울해졌지만 그래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
“괜찮습니다. 받아 달라고 고백한 건 아니니까요.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여름은 마음이 아팠다.
“그렇지만 저는 지금 연애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일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저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뭐, 왔으니 일단 식사하시죠.”
여름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메뉴판을 들여다보았다.
******
레스토랑 밖 교차로에 스포츠카 한 대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조석에 있던 최하준이 주의 깊게 창밖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떨렸다.
“좌회전해, 길가에 있는 저 레스토랑에서 먹자.”
“안 돼. 기 팀장이랑 약속 있잖아.”
이지훈은 최하준이 뭘 보는지 시선을 따라가 보고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어쩐지 차 안 공기가 싸늘해진다 싶었더니 최하준의 질투심이 발동했던 것이다.
“취소해 줘.”
최하준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지훈은 하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차를 돌렸다.
두 사람이 레스토랑 입구에 나타나자 안내하던 직원이 흠칫했다.
젊은 남자 둘이 레스토랑에 와서 밥 먹는 일은 드문 일이었다.
‘저 두 사람 혹시, 그런 관계인가?’
안타깝다는 표정을 얼른 숨기며 직원이 공손하게 물었다.
“커플석으로 안내해 드릴까요?”
“됐습니다.”
최하준은 아무 표정도 없이 여름이 앉아 있는 곳으로 그대로 걸어갔다.
다가가다 보니 여름이 다른 남자와 식사를 하는 게 확실했다.
‘나에게는 한 번도 저렇게 환하게 웃어준 적이 없는데, 젠장!’
“어라? 저 사람 진영그룹 양유진 대표 아니야? 전에 너한테 회사 일로 의논하고 싶다고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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