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화
“이게….”
채시아는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뭐가 이게, 저게야. 우리가 7~8년은 절친으로 지냈는데 사진을 한두 장 찍었니? 굳이 꺼내서 보여주게 만들지 마라.”
여름의 시선은 침착하게 연회장의 하객들을 둘러보더니 마지막에 강태환 부부에게서 멈췄다.
“CCTV 뒤져볼 것 없습니다. 어쨌든 조사할 기회도 안 주실 테죠. 더 이상 이 자리에 못 앉아 있겠네요. 솔직히 여러분들 하나하나 연기 보고 있으려니 구역질 나서요.”
여름은 말을 마치더니 마이크를 탁 던져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쿨하게 테이블에서 뛰어 내려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연회장을 떠났다.
연회장의 양가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한선우가 그중 가장 부끄러운 사람이었다. 한선우 아버지가 웃으며 다가왔다.
“이제 다들 식사하시죠. 두 사람은 올라가서 옷 갈아입고 좀 쉬지. 피곤하겠어.”
그러면서 한선우에게 경고의 시선을 보냈다. 한선우는 이를 갈며 무대를 내려가 뒤로 돌아나갔다.
******
엘리베이터 앞.
여름은 초조한 마음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이 자리를 떠야 했다. 아까는 사람들이 많아서 두 집안 사람들이 어쩌지 못한 것일 뿐이었다.
이제는 혼자만 남았으므로 해코지를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는 30층이 넘는 고층에 올라가서 내려올 줄을 몰랐다.
“강여름, 나 좀 봐!”
단단히 화난 한선우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돌아보니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여름은 한선우가 자신에게 이렇게 화내는 모습을 처음 봤다.
여름은 선우가 손을 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에 떨고 있는데 커다란 사람이 그보다 더 빨리 여름의 앞을 막아 섰다. 양유진이었다.
“뭘 어쩌려고 그러니?”
“삼촌, 그건 제가 묻고 싶네요. 이건 저랑 여름이 사이의 일이에요. 비키세요.”
‘삼촌이라고…?’
여름은 번개라도 맞은 것 같았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릴 들은 거지?
한선우가 양유진 대표를 삼촌이라고 불러?’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 같았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